중국 상하이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수천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40일 넘게 봉쇄 속에서 살아가는 한편 배달업에 종사하는 수천명은 노숙해야만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상하이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엄격한 방역 규정에 따라 집이 있어도 귀가하지 못하고 노숙해야만 하는 상하이 배달기사들의 고달픈 삶을 집중 조명했다.
봉쇄 조치가 갑자기 시행된 이후 2500만명이 넘는 상하이 주민들은 배달기사들이 가져다주는 음식과 생필품에 대부분 의존해 왔다.
대부분 아파트 단지들이 이들 배달기사들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호텔이 영업 중이긴 하지만 이들이 이용할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WSJ는 “봉쇄로 수천만 상하이 주민들이 한 달 반 동안 실내에 갇혀 사는 동안 수천명의 다른 일부 사람들은 거리에서 노숙하는 정반대의 곤경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중국 당국이 고수해 온 엄격한 방역 조치의 희생자인 이들은 농촌이나 작은 도시에서 중국의 가장 부유한 도시인 상하이로 모여든 이주노동자”라고 전했다.
WSJ는 또 “상하이 정부가 이들 배달 기사들에게 도시 내에서 이동하면서 근무하도록 허가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이들이 자신들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금지시켰다”고 했다.
지난 3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타 지역에서 상하이로 온 그는 두달 만에 다리 아래에서 노숙하는 처지가 됐다.
왕씨와 함께 같은 다리 아래에서 노숙하는 배달기사는 3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WSJ에 “우리의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우리의 고통은 현실이지만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몇주 간 상하이 정부는 약 2만명에 달하는 배달 기사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10일 상하이 신규 감염자수는 1000명대를 기록했다.
11일 상하이시 보건 당국은 전날 코로나19 확진자는 228명, 무증상 감염자는 1259명으로, 전체 감염자는 1487명인 셈이다.
상하이 일일 확진자는 4월 중순의 2만6000명대에서 최근 3000명대로 감소했고, 다시 1000명대로 떨어진 것이다.
아울러 상하이 방역 당국은 “도시 16개 구 가운데 8개 구와 푸둥의 일부 지역에서 ‘사회면 제로 코로나’가 기본적으로 실현됐다”고 밝혔다.
‘사회면 제로 코로나’는 신규 감염자가 격리 구역에서만 발생해 지역사회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의미의 방역 용어다.
상하이시는 ‘사회면 제로 코로나’가 실현된 지역을 대상으로 봉쇄를 푼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