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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北 리병철… 실각 1년 안돼 정치국 상무위원 복귀

입력 | 2022-04-26 16:50:00

북한이 25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열병식을 개최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운데) 오른쪽에 리병철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겸 비서가 서 있다.


지난해 북한 평안북도 의주비행장 내 방역 시설 부실 건설 등의 문제로 해임됐던 리병철이 전격 복귀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리병철은 25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제90돌 열병식에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겸 당 중앙위 비서 자격으로 참석했다.

리병철이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작년 7월 말 김정은 총비서가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을 계기로 ‘북중우의탑’을 찾았을 때 동행한 이후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핵심 주역인 리병철은 앞서 김 총비서의 신임을 받으며 승승가도를 달렸던 인물이다. 군인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계급인 ‘원수’로 초고속 승진했고, 최고지도자를 제외하고 차수를 거치지 않은 채 원수 칭호를 받은 유일한 사례였다.

그러나 작년 의주비행장 내 방역장 부실 건설과 식량 특별공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때문에서 한순간에 주요 보직에서 내려와야 했다.

리병철은 작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를 맞아 당·정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섰던 참배 첫줄에서 물러났고 군복이 아닌 당복을 입은 모습이었다.

리병철은 같은 달 진행된 군 행사 ‘전국노병대회’에도 불참하며 위상 하락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우리 정보당국은 그가 군수공업부장으로 강등됐다고 분석했다.

리병철은 이후 ‘북중우의탑’ 헌화 행사에서 군 인사 중 가장 먼저 호명돼 다시 건재함을 보이는가 했지만, 이어진 9월 인사에서 ‘방역 중대 사건’으로 함께 징계 받았던 박정천은 정치국 상무위원에 임명된 반면 리병철은 당 비서와 군수공업부장을 포함한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도 리병철이 완전히 실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통일부는 올해 초 공개한 ‘북한 권력기구도’에서 박정천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거명하면서 “리병철이 기존 모든 직위에서 해임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랬던 리병철이 실각 후 1년도 채 안 돼 다시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 자리에 오른 건 최근 북한이 군사행보를 강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올 들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한 상황. 이는 김 총비서가 2018년 4월 직접 선언했던 것이다.

리병철의 경우 앞서 전략무기 개발을 통해 김 총비서의 신임을 받았던 만큼 관련 업무를 다시 부여받았을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리병철이 그간 지병 때문에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있었다는 ‘설’(說)도 제기된다.

리병철의 복귀로 북한이 당 정치국 상무위를 6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상무위 6인 중 군 관련 인사가 2명이나 배치된 것 또한 북한이 최근 군 현대화와 핵무력 고도화에 집중하면서 전력 강화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맞닿아 있는 듯하다.

다만 리병철은 과거엔 ‘군부 서열 1위’였으나, 이번엔 호명 순서가 박정천 다음으로 밀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