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인 로만 비코프스키(27)와 아내 올가 비코프스카야. 자유유럽방송(RFE/RL) 유튜브 갈무리
아내와 이같은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던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군에 체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TCH와 오보즈레바텔에 따르면, 러시아 내 대표적 반(反)푸틴 인사인 일리야 포노마레프(Ilya Ponomarev) 전 의원은 “우크라이나 여성 성폭행을 주제로 아내와 통화한 크림반도 출신 러시아 군인 로만 비비코프스키(27)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이지움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혔다”고 주장했다.
해당 통화 녹음에서 아내 올가는 남편 로만에게 “그래 거기서 그냥 해.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성폭행해”라면서 “아무 말 안 해도 돼. 이해해”라며 웃었다. 로만이 “성폭행하고 너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라고 묻자 올가는 “그래. 내게 아무 말도 하지 마”라고 대답했다. 로만이 “정말 그래도 돼?”라고 재차 묻자 올가는 웃으며 “응, 허락할게. 대신 콘돔 잘 써”라고 당부했다. 아내가 남편의 전쟁 성범죄를 사실상 묵인한 셈이다.
러시아 군인 로만 비코프스키(27)와 아내 올가 비코프스카야.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프레스’ 트위터 갈무리
그러나 로만이 이지움 인근에서 체포되면서 부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지움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주의 동남부 도시로, 동부 돈바스와 남부 흑해로 향하는 관문이다. 러시아군이 돈바스 공세에 앞서 점령에 박차를 가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지움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에 놓인 다리를 폭파해 러시아군의 남쪽 진격을 막았지만, 러시아군의 3주 가까이 이어진 시도 끝에 결국 도시 남쪽도 점령됐다. 이지움은 이달 초 러시아군에 넘어갔고, 주민 수천 명이 도시에 봉쇄된 상태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