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티우텐코 씨의 8세, 1세 딸이 체코 프라하로 피란가기 전 경유한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 임시 피란민 숙소에서 잠을 자고 있다. 올레나 티우텐코 씨 제공
“엄마, 아빠는 언제 만날 수 있는 거야?”
티우텐코 씨 부부는 전쟁 전만 해도 키이우에서 작은 농장을 운영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징집 대상인 남편은 키이우에 남고, 세 모녀만 피란길에 올랐다. 두 딸에게 아버지가 전쟁터에 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없었던 티우텐코 씨는 “아빠 일이 마무리되면 곧 만날 수 있을 거야”라며 달래듯 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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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체코 프라하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있는 티우텐코 씨와 그의 품에 잠들어 있는 막내 딸.
티우텐코 씨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아이가 무섭다고 울면 다른 분들 눈치가 보여 아이의 입을 막으며 달랜다. 그 나이엔 감정을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운 건데…”라고 했다.
티우텐코 씨는 하루에 2, 3차례 남편과 전화 통화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한다. 남편은 키이우 등지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낮에는 두 딸도 함께 통화를 하기 때문에 남편은 최대한 조용한 곳을 찾아 조심스럽게 전화를 건다. 주변에서 포성이 울리는 등 상황이 불안할 땐 통화를 미룬다.
지난달 4일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넘어가는 국경에서 티우텐코 씨가 남편(빨간색 외투를 입은 남성)과 작별 인사를 한 뒤 망토로 두 딸을 덮은 모습. 네 식구가 함께 찍은 마지막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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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길에 오른 이후 계속 감기가 낫지 않아 밤잠을 설치는 두 딸은 잠결에 잠시 깼을 때도 엄마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아빠 언제 와?”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