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자살 분석 김현수-이현정 교수 직업-주거-인간관계 취약한 20대 2020년 사망자 중 54%가 자살 청년해고 금지 등 안전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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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자살자 증가는 직업, 주거, 인간관계에서 청년들이 다른 연령대보다 취약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팬데믹 이후 청년자살자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 ‘가장 외로운 선택’(북하우스·15일 발간)을 쓴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와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20대 사망자 중 54.3%가 스스로 생을 마쳤다. 그해 20대 자살 사망자는 1471명으로 직전 해에 비해 12.6% 늘었다.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2020년 우리나라 전체 자살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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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을 잃고, 주거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관계의 단절까지 겹쳤다. 거리 두기로 인해 친구나 친척들을 만날 기회가 크게 줄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친구 관계에 더 의존적인 청년층의 정서적 박탈감이 심화됐다. 김 교수는 “한국은 식당, 카페 외에 사람들이 모일 공간이 마땅치 않기에 거리 두기로 서로 만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청년자살자 중 여성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2020년 상반기(1∼6월) 20대 여성 자살자 수는 29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다. 전체 성별 및 연령별 사망자 수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는 직업, 주거, 인간관계에서 20대 여성의 타격이 가장 컸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이 교수는 “남성은 교통, 경찰 등 위기 상황에도 반드시 유지돼야 하는 필수인력 종사자 수가 여성에 비해 많다”며 “저임금 직군에 종사하는 비율도 여성이 더 높아 코로나19로 인해 생활고를 겪는 위험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위기를 견딜 자원이 부족한 청년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일부 국가들은 전염병으로 인한 록다운(도시 봉쇄) 시 청년 해고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일본 정부는 2019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에 자살 위기 청년을 위한 상담창을 개설했다. 김 교수는 “국가재난 발생 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세대를 잘 가려내 선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