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에서 벌어진 현대사 최악의 무자비한 포위공격을 가까스로 마지막 순간에 피해 나온 피난민들은 서부로 향하는 열차에 타고 르비우에 도착해 울음을 터뜨렸다
일부 피난민들은 너무도 급하게 러시아군의 무자비한 포격을 피해 달아나느라 손에 쥔 몇가지 물건 밖에는 들고 나오지 못했다.
일부는 너무 다급하게 피난길에 나서서 아조우 해의 항구도시 마리우폴 시내에서 아직도 추위와 굶주림 속에 방치된 가족과 친척들은 이들이 피난을 가서 사라진 것도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피난민들 가운데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역에 도착한 열차의 혼잡한 차칸 입구에서 울고 있던 마리나 갈라는 “이제 거기에는 도시는 남아있지 않다. 사라졌다”고 말했다.
마리우폴 시 당국은 이 도시의 인구 43만명 가운데 거의 10%가 지난 일주일 새 달아났다고 20일 밝혔다.
마리우폴 인구 50만 명 중 15만 명이 이달 초 러시아군의 포위가 시작된 직후 사흘 동안 대거 시를 탈주해 서쪽으로 피난갔다. 남은 35만 명 중 20만 명도 시 밖으로 빠져나가려다 러시아군의 포격에 주저앉았으며 이때부터 마리우폴은 구호물자 차량마저 진입이 저지돼 시민들은 식량과 식수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열이틀 전인 8일부터 러시아군과 우크라 당국 간에 여러 동부 도시의 시민 철수를 위한 인도주의적 대피로 설치 및 주변 임시휴전이 합의되었다. 그러나 수미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도시에서 사흘 동안 무산되었다가 실행되었다.
이 중 마리우폴은 포격이 너무 심해서, 가장 늦은 14일에야 소수의 시민 철수가 이뤄졌다. 이후 15일 하루에만 2만 명이 탈출, 20일까지 수만명의 피난행렬이 이어졌다.
3주 동안 러시아군이 로켓과 미사일을 무차별로 쏘아대고 있는 마리우폴에서는 최소한 25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르비우( 우크라이나)=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