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일대에서 발화한 산불이 번지기 시작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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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에서 4일 시작된 산불이 강원 삼척 등지로 번지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여의도 46배 크기의 산림과 주택 260여 채가 불탔고 6500여 명의 주민이 인근 관공서 등으로 대피했다. 9일간 계속됐던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 이후 최대 규모다. 불꽃과 연기에 둘러싸인 주민들은 “여기가 전쟁터”라고 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울진의 한울 원전 1∼5호기 500m 근처까지 불이 번지는 아슬아슬한 순간도 있었다. 이와 별도로 5일 강릉 옥계면에서 60대 남성의 방화로 발생한 산불도 동해시 쪽으로 계속 번지고 있다.
많은 소방관과 일반 공무원, 소방차, 소방헬기가 산불 진화에 투입돼 악전고투하고 있지만 강풍 때문에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강수량이 평년의 14%에 그친 최악의 겨울가뭄 탓에 진화가 어렵다고 한다. 울진 산불의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도로변 야산에선 연기가 나기 시작한 지 10분도 안 돼 산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지나던 차량에서 던진 담뱃불에 의한 실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들어 발생한 산불이 245건으로 작년의 갑절로 늘어난 만큼 이번 산불이 꺼져도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 드론 등 장비를 확충해 조기에 산불을 발견, 진화할 수 있는 대응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봄철을 맞아 나들이에 나서는 등산객, 여행객들도 산불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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