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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본색…총리, 이란 핵합의 복원 불만 토로

입력 | 2022-02-21 07:59:00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동시 복귀 로드맵이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공개 석상에서 합의 복원에 대한 불만을 가감 없이 토로했다.

2015년 맺었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행정부가 파기한 원안보다 합의(이란 핵 활동 제한 수위)가 약해 중동의 폭력사태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네트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유대계 미국인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인 미국 주요 유대인단체회장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의 가장 큰 불만으로는 이란이 첨단 원심분리기를 자유롭게 가동할 수 있는 시간표가 2년 반만으로 더 짧아진 점을 들었다. 이는 IR-6 원심분리기 30기를 2024년 7월부터 제한적으로 시험가동할 수 있도록 하는 등 2015년 합의에서 약속한 타임라인을 새 합의를 맺는다고 해서 연장하지는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베네트 총리는 “이스라엘은 이란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고, “이스라엘은 항상 ‘방어를 위해 행동할 자유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중동 내 ‘숙적’ 관계로,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적대관계를 지속해왔다. 특히 서방과 이란의 핵합의 복원을 바라지 않아온 이스라엘은 핵협상이 시작된 작년 4월부터는 이란 선박 공격 및 이란 핵 시설 사이버 공격 등을 강행, 몇 년간 벌여온 ‘그림자 전쟁(shadow war)’의 전운을 높이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아울러 베네트 총리는 작년 12월과 이달 각각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을 잇달아 방문, 아랍 내 온건 파국가들을 규합해 반(反) 이란 전선을 구축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아 왔다.

이스라엘이 이집트, 요르단을 제외한 아랍 국가들과 국교를 맺은 건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정부 중재로 UAE, 바레인, 수단, 모로코 4개국과 맺은 ‘아브라함’ 협정이 건국 이래 처음이었다.

최근 들어 이스라엘 총리로선 사상 처음으로 두 나라를 잇달아 방문한 건 이란의 핵 개발 재개로 인한 우려라는 걸프만 아랍 국가들과의 접점을 중심으로 빠르게 관계를 좁히려는 행보로 관측되고 있다.

베네트 총리의 이 같은 ‘노력’에도 약 열 달간 진행된 JCPOA 당사국 간 협상은 최근 단계적 합의 중 초기 단계 합의 사항이 알려지는 등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순도를 5% 미만으로 제한하고 이란산 원유 제재를 제외한 일부 제재를 해제한 뒤, 순차적으로 합의해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JCPOA는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이 2015년 맺은 합의다. 이란의 핵 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경제 제재 해제를 약속했지만, 2018년 트럼프 정부가 일방 탈퇴하면서 표류했다.

그 사이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순도를 JCPOA 제한 수준 3.67%를 훌쩍 넘는 60%까지 높였다. 90%면 무기급으로 간주된다. 이에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작년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복원 협상이 시작됐다.

한편 이번 협상이 타결돼 초안대로 합의가 이뤄질 경우, 한국과 이란 간 현안인 동결자금 문제 해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란은 2010년부터 이란 중앙은행(CBI) 명의로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는데, 2018년 JCPOA 결렬 후 제재가 복원되면서 국내 동결된 이란 석유 대금 잔액은 현재 70억달러(약 8조38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