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약 2022년] 국내 주요 기업 2022년 경영전략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산업 박차… SK는 혁신과 성장 키워드 앞세워 신성장동력 찾고 ESG 경영 속도 LG, 고객 중심 제품 경쟁력 강화… 한화-롯데는 새로운 사업에 도전
게티이미지코리아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기업들은 생존 자체를 걱정했었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팬데믹을 이겨내려 고군분투한 기업들은 어느덧 코로나 사태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라는 불확실성 앞에 계속 움츠러들어서는 기업의 지속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성장과 확장을 경영 화두로 내세우면서 올해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기업 총수들이 내놓은 올해 신년사의 키워드를 보면 기업들의 의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미래, 성장, 도전, 혁신, 고객 등이다. 불확실성, 위기, 대응, 극복 등의 표현이 주로 등장했던 코로나 사태 초기와는 사뭇 다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라는 메시지를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그동안 개발해온 기술과 제품들을 고객들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에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고객이 신뢰하는 ‘친환경 톱 티어(Top Tier) 브랜드’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것은 물론이고 인공지능을 비롯한 소프트웨어(SW)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신성장 사업들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2022년을 ‘혁신’과 ‘성장’의 해로 삼겠다는 목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경영진 회의에서 생존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가속화를 주문했다. 글로벌 무대를 이끌 신성장 동력원을 여기서 창출해 내야 한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기업의 전략적 선택 폭이 커져서 결국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를 이끌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LG그룹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미래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양적 성장이나 단순한 수익성 중심의 성장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업과 데이터 등 미래 성장 자산을 적극 축적해 ‘질(質)’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쳐 나가겠다는 것이다. 기존 전자 사업뿐 아니라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석유화학 고부가 제품, 5세대(5G) 통신 등 주력 사업 분야의 고객 기반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기업들의 신년 메시지에서 ‘고객’이라는 키워드가 많은 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원칙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MZ 세대라 불리는 2030 세대들의 트렌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등장한 언택트 문화와 메타버스 등 새로운 개념은 기존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고객과 시장을 놓고 기업들이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기업 총수들의 메시지를 보면 절박함이 묻어난다”며 “코로나 때문에 기업 성적표가 좋지 않았다는 핑계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코로나 이후 새롭게 등장한 시장을 이끌지 못하면 결국은 실패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