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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에 성난 불심(佛心)을 달래는 데 부심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정청래 의원발 ‘이핵관(이재명측 핵심 관계자)’ 논란으로 이중고에 빠진 모습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의원은 지난 18일 밤 페이스북에 “이핵관이 찾아왔다. 이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하더라)”면서 탈당 권유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재명 후보 측근을 최근 논란이 된 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에 빗대 ‘이핵관’으로 지칭하며 날을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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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에, 이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했다가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불교계는 정 의원 출당을 요구하며 민주당을 항의방문하는 등 해를 넘기며 진통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날 이재명 후보는 동작구의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당 권유설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 의원에게 누가 뭐라고 했는지는 내가 아는 바가 없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 후보는 “불교계 문제가 민주당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는데, 좀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송영길 대표도 광주 KBS 라디오 ‘출발 무등의 아침’ 인터뷰에서 “잘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당혹스런 기색과 함께 부글부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성난 불심을 달래려 당 차원에서 공을 들이는 와중에 논란의 당사자인 정 의원이 도리어 곤혹스러운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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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 차원의 출당 징계와는 선을 그었다. 정 의원 발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개인부정이나 비리가 아닌 외부의 출당 요구를 수용하는 게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인 탓이다.
민주당은 꾸준히 불교계를 달래는 노력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조계사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을 만나 “우리 식구 중 하나가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대신 사과한 바 있다.
여기에 기독교인인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 등이 지속적으로 전국 사찰을 돌며 소통 행보를 하고 지난 17일 윤호중 원내대표와 이 후보 후원회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36명이 서울 조계사를 찾아 참회의 뜻을 담은 108배를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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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 스님 예방 후에는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하루밤을 묵기도 했다. 지난 15일에는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는 등 불교계를 달래는 데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부상투혼도 이어지고 있다. 당 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장을 맡아 불교계와 소통해온 김영배 최고위원도 최근 무릎을 다쳐 목발을 짚게 됐다. 송 대표도 지난달 경기 화성 용주사에서 조문 후 내려오는 길에 접질러 두 차례 수술을 받고 여지껏 휠체어를 타고 있다.
여기에 오는 21일 조계종이 예고한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에 당 지도부와 정 의원이 참석하는 것도 조심스럽게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국 승례대회 전까지 지도부는 최대한 진심을 다한다는 입장”이라며 “굉장히 조심스럽게 적극적으로 불교계와 소통하며 해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