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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양반은 안(內)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배우 오영수(78)와 더블 캐스팅으로 연극 ‘라스트 세션’ 프로이트 역을 맡은 배우 신구(86)는 “배우 오영수는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신구는 “오영수는 외부로 화려하게 부각된 배우는 아니었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실력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 내공이 쌓인 게 이제 보여졌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그 양반이 70살 넘게 오랫동안 연극해왔지만 아주 차분한 사람”이라며 “60년대 후반부터 알고 지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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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지기 친구이자 국립극단 동료였던 배우 김재건(75)은 “한 달 전 골든 글로브 후보 올랐다고 해서 축하한다고 전화했더니 영수 형이 호탕하게 웃으며 ‘설마 타겠냐’고 했는데 진짜 탔다”며 “작품상도 탈 수 있었는데 오직 영수 형만 탔으니 대단하다”며 웃었다. 90년대에 국립극단에서 오영수와 함께 무대에 섰던 그는 “영수 형은 평소 성격이 유하고 후배를 참 아끼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 “연극을 하는 후배 배우들에게도 ‘언젠가 하다보면 이런 게 올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줬다”며 “후배들에게 굉장히 큰 귀감”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오징어 게임’의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것을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주요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할아버지 오영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상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CNN 방송도 “‘오징어 게임’의 스타 오영수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CBS 방송은 “오영수가 200편 이상 연극 무대에 선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연극배우 중 한 명”이라며 “영화와 TV 드라마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조연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극 중 오영수는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였다”며 “78살 그의 연기 이력은 결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