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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연루’ 업체 前대표, 사기혐의 2심서 무죄→실형

입력 | 2021-12-16 15:20:00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자금세탁 창구로 지목된 선박부품회사의 이모 전 대표가 경영권 인수과정에서 200억원을 부당하게 가로챈 혐의로 16일 항소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던 이 전 대표는 이날 법정구속됐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윤승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옵티머스 고문이었던 고(故) 박모씨와 함께 투자자 A씨에게 ‘해덕파워웨이 인수에 참여하면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말하며 약 280억원을 챙긴 뒤 독점적으로 경영권을 취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대표 등은 받은 돈을 해덕파워웨이 인수자금에 활용한 뒤 A씨가 제안한 이사 선임안은 부결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박씨가 주도적으로 A씨와 복잡한 교섭을 거쳐 금원 조달 약정을 체결했다고 보고 이 전 대표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 전 대표도 당시 계약금의 절반 가량을 부담한 점을 들며, 굳이 박씨와 큰 부담을 안고 피해자를 기망할 동기가 없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날 항소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이 전 대표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계약에도 직접 관여했고, 경영권 인수 후에는 회사 대주주 및 경영관리인 지위에서 충분히 피해자와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었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상당한 기간 변상 노력 없이 본인의 이득을 지켰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당심에 이르기까지 책임을 사망한 공범에 전가하며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한다”며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관여한 범행은 A씨의 8차례 투자 중 6차례로 보인다며, 총액 287억원 중 64억원을 제외한 223억원만 사기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 전 대표가 속했던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의 자금세탁 창구로 지목된 선박부품회사다.

2018년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에 회삿돈 약 37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트러스트올 등 관계사를 거쳐 옵티머스 자금세탁 창구로 의심받는 셉틸리언으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 화성산업이 해덕파워웨이의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했는데, 이 회사 역시 셉틸리언이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이에 옵티머스가 화성산업을 이용해 무자본 인수합병 수단으로 해덕파워웨이 경영권을 장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