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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보호 前여친 가족 살해범 구속영장…보복범죄 가능성

입력 | 2021-12-11 22:03:00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이 살해당한 서울 송파구 건물 주위에 폴리스라인이 처져 있다. © 뉴스1


경찰이 헤어진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오후 9시쯤 이모씨(26)에 대해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전날(10일) 오후 2시26분쯤 송파구 한 빌라에서 헤어진 여자친구 A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모친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A씨의 동생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아버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후 옆 건물 2층에 숨어 있던 이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이씨는 빈집 창문을 깨고 들어간 뒤 장롱 안에 숨어 있었다.

경찰에 붙잡힌 이씨는 “애초에 가족을 노린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범행은 우발적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흉기를 미리 준비해 A씨 집을 찾았고, 빌라 거주자들이 출입하는 것을 엿보며 공동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씨가 성폭행과 감금 혐의 등으로 신고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보복범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A씨의 부친은 “딸이 감금당해 있는 것 같다”며 112신고를 했고, 소재 파악에 나선 경찰은 A씨가 이씨와 함께 대구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경찰에 성폭력 피해를 진술했지만, 경찰은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별다른 조치 없이 이씨를 보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신고 이후 지난 7일부터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A씨의 가족은 끔찍한 범행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A씨는 현장에 없어 화를 피했다.

다만 신변보호 조치 이후 A씨가 스마트워치나 다른 방법으로 112신고를 한 적은 없었고, 이씨가 A씨를 상대로 스토킹을 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씨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이 완료되면 스토킹 여부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씨는 범행 이전 A씨의 가족과 만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범행 전후로 A씨에게 연락을 시도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