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최소 10석 이상 줄듯
승리 후보에 꽃 붙이는 기시다 총리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가 실시된 3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개표 과정을 지켜보다가 당선이 확실시되는 후보에 장미 모양의 리본을 붙이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 여당이 과반 의석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AP 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012년 총선 때부터 세 차례 모두 젊은이의 성지인 아키하바라(秋葉原)역에서 마지막 연설을 했다. 젊은층이 자민당에 대한 높은 지지를 보여줘 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한 표가 급한 기시다 총리는 격전지인 도쿄 3구를 방문해 특정 자민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의 호소에도 자민당은 의석수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기시다 총리는 선거 전에 ‘공명당을 합친 여당으로서 과반 확보’로 목표를 낮춰 잡았었다.
극우 성향의 일본유신회는 NHK 출구조사에서 34∼47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제3당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유권자 중에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의 표를 ‘개혁’을 강조하는 일본유신회가 흡수했다. 유신회는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1% 이내로 묶는 관행을 없애 방위력을 강화하고, 개헌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소선거구 중 73%에서 일본공산당 등 4개 야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야당의 의석은 크게 늘지 않았다.
정치 평론가인 고토 겐지(後藤謙次) 씨는 31일 본보 인터뷰에서 “자민당 의석이 줄면서 분배 정책 등 기시다 총리가 취임 당시 내세웠던 자신만의 정책들을 제대로 펼치지 못할 수 있다”며 “자민당 2인자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간사장 등에 대한 문책 인사도 조만간 실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마리 간사장은 출구조사 결과에서 낙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30석 전후로 예상되는 공명당과 의석을 합쳐야 절대안정다수(261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안정다수는 중의원 1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고,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점할 수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