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초등생 입학 준비 이렇게 “한글 전혀 몰라도 괜찮아요” “학교생활서 지킬 것 알려주세요”
자녀가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면 걱정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많이 달라진 학교생활을 자녀에게 알려주는 게 좋다. 교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잘 써야 한다(왼쪽 사진). 급식실에서는 앞, 뒤, 양옆 자리를 비우고 앉고 먹는 동안 수다 떨지 않아야 한다. 서울 강빛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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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내년 초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킬 학부모들의 걱정은 점점 커지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다른 첫 학교생활을 자녀가 잘할 수 있을지 고민스러운 것이다. 불안감에 사교육이 집중적으로 시작되는 때도 이 시기다.
학부모들은 내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학교생활이 제한되는 것은 없을지, 방역은 어떨지도 우려한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안지영 서울 강동구 강빛초 교사와 임경희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초 교사의 조언을 받아 예비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정리했다.
―아이가 한글을 아직 못 뗐는데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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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알림장을 제대로 못 써와서 준비물을 못 챙겨줄까 봐 걱정이다.
“현재 교육과정에서는 알림장 쓰는 걸 지양한다. 교사에 따라 다르지만 하이클래스나 밴드, 클래스팅 등 알림장 앱으로 공지사항을 알린다.”(안 교사)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하면 뭘 배우나.
“첫 한 달은 ‘적응 활동’ 기간이다. 교과서 진도는 전혀 안 나간다. 입학식 이후에 우리 반 알기, 내 자리 알기, 신발 갈아 신기, 물건 제자리에 두기, 줄 서기 등을 차근차근 배운다.”(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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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생활을 해봤다면 공동체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초등학교 생활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 올해 우리 학교의 경우 110명이 넘는 1학년 중 1, 2명 정도만 적응을 어려워했다. 가정보육만 한 친구들이었다. 부모님이 자녀에게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고 알려주고, 새로운 생활을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줘야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해서 과중한 부담감을 심어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안 교사)
―급식은 어떻게 진행되나.
“요즘은 아이들이 집에서 영상을 보며 먹는 데 익숙해져서 급식시간에도 식사 속도가 느리고 잘 먹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로 급식실 회전율을 높여야 하는데 지도하기가 쉽지 않다. 학교에서도 배식된 음식을 억지로 모두 먹게 하지 않지만, 가정에서 최대한 다양한 음식을 잘 먹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다.”(임 교사)
“코로나19로 인해 제일 중요한 건 ‘급식 시간에는 마스크를 벗으므로 말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줄 설 때 일정 간격 표시에 따라야 한다. 코로나19로 공용 정수기 사용이 불가능하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급식실로 이동하고 급식 받을 때 편하려면 끈 달린 물통이 유용하다.”(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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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한둘뿐인 귀한 자식들이다 보니 부모님들이 집에서 자녀의 대소변 뒤처리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뒤처리를 한 번도 안 해본 아이들이 많다. 입학 후 직접 화장실에 가보는 체험도 해보긴 하지만 간혹 사고가 발생한다. 어떤 아이가 대변을 잘 닦지 못하고 속옷에 묻어 세면대에서 씻다가 친구들이 볼까 봐 우는 일도 있었다. 스스로 해볼 수 있게 연습시켜주면 좋겠다.”(안 교사)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활동에 달라진 모습이 있다면….
“책상에 가림판이 설치됐고, 모둠별 활동이나 짝꿍과 하는 활동이 어려워졌다. 그만큼 개인별 활동이 늘었고, 마스크를 착용하기 때문에 큰 소리도 줄었다. 예전에는 가위나 딱풀 등을 공동으로 준비해놓고 돌려 썼는데 요즘은 자기 것만 사용한다.”(안 교사)
―입학 전 ‘이것 하나만 준비하자’라고 조언할 내용은 무엇인가.
“잘 듣는 연습을 하면 좋겠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서로 자기 할 말만 하고 집중을 하지 않아 그걸 제지하는 게 가장 어렵다. 학생들이 잘 안 듣는 건 매체에 너무 노출된 탓도 있다. 부모님이 입으로 옛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면 좋겠다. 물론 ‘줄거리 얘기해 봐’ 이런 확인은 안 해도 된다.”(임 교사)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