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유가급등에 다시 눈길 WSJ “청정에너지 준비되기 전 화석연료 급감한 게 역설적 결과”
전 세계 에너지 대란의 여파로 올해 미국 내 석탄발전 규모가 2014년 이후 7년 만에 처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미국의 최대 에너지원인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2위 에너지원 석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내고 상당히 높은 천연가스 가격과 상대적으로 안정된 석탄 값의 영향으로 올해 미 석탄 화력 발전량이 작년보다 22%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석탄 발전이 한 해 전보다 증가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천연가스는 올해 기준 미 에너지원 중 3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석탄(24%), 태양열 수력 풍력 등 재생에너지(20%), 원자력(20%) 등이 뒤를 잇는다. 미국은 최근 몇 년간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와 풍부하고 저렴한 천연가스에 힘입어 석탄 소비를 줄여왔다. 이로 인해 2019년 미 석탄 소비는 1964년 이후 5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시 석탄발전소 수십 곳이 문을 닫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에너지 위기의 이면에는 청정에너지 산업이 준비가 되기도 전에 화석 연료 투자가 급격히 줄어든 현실이 있다”고 평했다. 충분한 준비 없이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줄인 것이 오히려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키우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뜻이다.
천연가스 품귀 현상은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이어졌다. 18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82∼83달러 안팎으로 2014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85달러 안팎으로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제일 높은 수준을 보였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