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년~1890년)의 수채화 작품 ‘건초더미(Wheat Stacks)’가 내달 11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나올 예정이라고 CNN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남부 아를의 들판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묘사한 이 작품의 낙찰가는 2000만~3000만달러(약 236억원~354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초더미’가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공개된 것은 116년 전인 1905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반 고흐 회고전으로, 이 작품은 한때 나치 독일이 약탈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이 시기에 고흐가 수확을 주제로 한 작품 중 하나로, 고흐는 1888년 작품 완성 후 이를 동생인 테오에게 보냈다.
1905년 테오의 미망인인 조 봉허는 이 작품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반 고흐 회고전에 대여했다가 2년 후 파리의 예술가이자 수집가인 구스타프 파예에게 판매했다.
이후 1913년 베를린에 기반을 둔 유대인 사업가인 막스 메이롭스키가 작품을 구입했으나, 나치 독일의 유대인 박해로 암스테르담으로 도피하면서 이 그림을 파리에 있는 독일계 유대인 미술상에게 맡겼다.
이어 이 그림은 유대인 은행가 가족의 일원으로 파리에 기반을 둔 미리암 캐롤라인 알렉산드리네 드 로스차일드가 소유하게 됐지만, 그녀 역시 2차 세계대전 발발 후 스위스로 도피했다.
그리고 1940년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하면서 드 로스차일드의 소장품을 약탈했고, 건초더미 작품도 이에 포함됐다.
나치 정권 패망 후 드 로스차일드는 잃어버린 그림들을 되찾으려고 했지만 이 작품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1978년 건초더미 작품을 인수했고, 텍사스의 석유 사업가인 에드워드 로크리지 콕스가 이를 구입했다. 콕스는 이 그림을 자신의 달라서 저택 거실에 걸어놓았다고 한다.
2020년 콕스가 사망하면서 크리스티가 그의 아트 컬렉션을 주선하면서 건초더미의 법적 상태가 문제가 됐다. 과거 이 그림을 소유했던 메이롭스키와 드 로스차일드의 상속인들이 이 작품에 대해 나치 시대에 강제 판매 됐거나 약탈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현 소유주인 콕스의 상속인과 소유권 분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크리스티가 관여한 복잡한 협상 끝에 세사람이 합의에 이르면서 이 작품은 마침내 경매에 나오게 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