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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김미영 팀장’ 총책 잡고보니 전직경찰

입력 | 2021-10-07 03:00:00

피해액 400억… 필리핀서 검거




경찰이 ‘김미영 팀장’을 사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이에 걸려든 피해자들의 돈을 뜯어내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보이스피싱 범죄를 벌인 총책 박모 씨(50)를 4일 필리핀에서 검거했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박 씨는 한국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수뢰 혐의로 2008년 해임된 이후 2012년부터 필리핀에서 보이스피싱 범행을 시작했다. 박 씨는 경찰 사이버수사팀 등에서 일하며 얻은 지식을 범죄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 일당은 “김미영 팀장입니다. 고객님께서는 최저 이율로 3000만 원까지 30분 이내 통장 입금 가능합니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급전이 필요한 피해자들을 찾아낸 뒤 대출 상담을 하는 척하면서 알아낸 개인정보를 범행에 활용했다. 피해액은 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국내 조직원 28명을 검거했지만, 해외로 도피한 박 씨 등 주요 간부들은 잡지 못했다.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필리핀 코리안데스크(현지 파견 한국 경찰) 등과 공조해 9년간의 추적 끝에 필리핀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박 씨를 검거했다. 박 씨를 포함한 공범들은 조만간 국내로 송환될 예정이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