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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꼬북칩 초코츄러스 맛’을 중국 시장에 내놓고 초코파이의 뒤를 이을 히트상품으로 키우고 있는 오리온은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복병을 만났다. 랴오닝성 선양에 있는 과자 공장이 현지 당국으로부터 ‘전기 사용 제한’ 통보를 받고 30일까지 생산이 중단된 것이다. 오리온 측은 베이징 등 다른 지역 공장의 생산을 늘려 대응할 계획이다.
▷중국 23개 성 중 10여 개 성의 전력공급 사태가 특히 심각하다. 포스코의 장쑤성 스테인리스공장 생산라인 일부가 17일부터 멈춰 서는 등 현지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장쑤성 정부는 철강, 시멘트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전력공급을 제한했는데 국경절 연휴가 끝날 때까지 제한조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작년 10월 중국 정부가 내린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가 전력난의 직접적 원인이다. 호주가 3년 전 5세대 이동통신망 장비 입찰에서 화웨이 등 중국 업체 참여를 배제하며 시작된 양국 갈등이 작년 코로나19 발원지 국제조사의 필요성을 호주 정부가 주장하면서 격화됐고 호주산 석탄, 와인 등의 수입 금지로 이어졌다. 중국의 전력소비는 작년보다 15% 늘었는데 발전용 석탄의 60%를 의존하던 호주산 수입이 끊기자 석탄 값은 50% 폭등했다. 전력의 49%를 공급하는 중국의 화력발전소들은 비싼 석탄 값 때문에 전력생산 확대를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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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바람이 약해져 랴오닝성 풍력 발전기들이 제 역할을 못 하고, 남서지역의 가뭄으로 쓰촨성 수력발전소 전기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전력난의 원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표한 ‘206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 정부가 전력공급을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때 파란 하늘을 보여주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는 추측까지 나온다. 부메랑으로 돌아온 무역보복과 친환경정책의 조급한 추진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생산시설들이 멈춰 서고 있다.
박중현 논설위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