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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개公 직원 “민간업자, 대장동 개발 미래가치 높다며 참여”

입력 | 2021-09-23 03:00:00

화천대유 특혜 의혹 쟁점들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의 자산관리업체 화천대유 사무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을 시작할 당시 성남시뿐만 아니라 민간 사업자도 위험이 없어 성공을 확신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가 만약의 경우 단 한 푼도 건질 수 없는 위험 부담을 안고 시작한 것이라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다.

○ 대장동 사업, 민간도 성공 확신 정황

이 지사는 화천대유가 참가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민간 사업자가 위험을 부담하고 성남시는 이익을 보장받았다’고 주장했다. 민간 사업자가 누렸을 특혜를 공공인 성남시가 환수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지사에 대한 재판에서는 민간 사업자도 사업 성공을 사실상 확신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2019년 1월 이 지사의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A 씨는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협약을 체결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미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재정 부분으로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투자했다”고 증언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또 다른 직원 B 씨도 “2017년 3월경 대장동 개발사업은 위험 변수가 없을 정도로 확실했다”고 증언했다. 하나은행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이사는 수사기관에 “2018년에는 대장동 개발사업이 실패할 확률은 사라진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2018년 6월 기준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컨소시엄 측 이익이 2400억 원 이상이라고 예상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 지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사업 위험 부담을 할 민간 사업자를 공모해 개발사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일 페이스북에는 “위험 부담까지 모두 민간 사업자가 떠맡는 대안을 생각해냈다”고도 했다.

이재명 캠프의 김병욱 의원은 22일 “시행사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했는데 부동산이 오르다 보니 대박을 터뜨린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17일 MBC라디오에서 “7개 법인이 3억 원을 넣고 가져간 돈이 3463억 원”이라며 “계약서대로 집행됐느냐가 아니라 왜 계약서가 그렇게 쓰여 있었느냐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토지 확보 ‘속도전’ 덕 리스크 최소화

리스크가 거의 없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에 과도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이재명 캠프 측은 “부동산 개발사업의 기본을 모르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도시개발법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토지를 수용할 수 있지만 보상협의 과정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인허가 역시 도시개발법을 비롯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성남시라고 해도 쉽게 일이 되게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개발업계는 성남시가 토지수용권을 동원해 토지 매입 작업 등에 속도를 내며 사업 리스크를 크게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의뜰 최대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평당 수용가격을 최소화하며 수익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재명 캠프 측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를 보유해 성남의뜰을 지배했다”며 성남시가 주도적 역할을 했음을 시사했다. 실제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2015년 7월 설립된 뒤 화천대유의 아파트 분양까지 걸린 기간은 3년 4개월에 불과하다.

○ 분양가상한제 피해 수익률 고공 행진

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가 대장지구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도 논란이다. 경기연구원은 2019년 발표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사업시행사가 공공기관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아니라 민관이 공동으로 출자한 성남의뜰이 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분양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했다.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분양가를 보다 높이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장지구와 가까운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는 현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부터 대장동 첫 분양 시기인 2018년 말까지 20.7% 상승했다. 화천대유 측은 다른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를 낮게 책정했다고 하지만 분양 당시 부동산 시장은 이미 상승세여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던 셈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9년, 2020년에 분양으로 총 2352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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