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구성원 발표하는 탈레반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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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이 과도정부 내각에 테러리스트, 미국 연방수사국(FBI) 1급수배자, 관타나모 수용소 출신 등 강경파를 대거 포진시켰다. 아프간 장악 이후 대외에 보인 유화 제스처와 달리 과거의 극단주의 통치를 재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새 탈레반 정부가 과거 정부와 닮았다”고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이 7일 발표한 과도정부 내각은 과거 아프간 집권기(1996~2001년) 및 서방 국가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요직을 맡았던 ‘베테랑’들이 자리를 채웠다. 총리 대행으로 지명된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를 포함해 내각 성원 대부분이 유엔의 제재 대상에 올라있는 인물이다. 아쿤드 총리 대행은 탈레반 창시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측근 출신으로 과거 집권기 부총리를 맡았고, 정권을 잃은 기간에는 탈레반 최고위원회인 레흐바리 슈라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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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구성원 33명은 전부 남성이다. 탈레반의 주축인 파슈툰 족이 대부분으로 민족 대표성도 떨어진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 국무부는 탈레반 내각에 대해 “모두 탈레반이거나 이들의 최측근으로 여성은 없다”며 “일부는 소속과 과거의 기록도 우려스렵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실제 공포 정치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이 최근 서부 헤라트에서 반(反)탈레반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탈레반은 잇따르고 있는 여성권리 보장 요구 시위에도 경고 사격을 하고 최루탄을 쏘는 등 무력 진압하고 있다. 은둔해 있던 탈레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훈드자다는 7일 성명을 통해 “아프간의 통치는 신성한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