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티베트 등의 美기업 지원 역할, 이유 공개 안해… 홈페이지도 폐쇄 SCMP “베이징 한곳만 사무소 허용 中, 2017년 만든 규정 갑자기 적용”… 운영중단 48시간전 폐쇄 통보
중국 쓰촨성 청두의 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남서지부 ‘암참 사우스웨스트’가 지난달 30일 돌연 운영을 중단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1996년 설립 이후 2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악화 일로인 미중 관계가 전격적인 폐쇄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암참 사우스웨스트는 지난달 30일 300여 개 회원 기업에 공지를 보내 “중국의 관련법 및 규정에 따라 더 이상 ‘암참 사우스웨스트’란 이름으로 어떠한 활동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웹사이트도 문을 닫았다.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SCMP는 “이번 폐쇄는 중국 내 암참은 수도 베이징의 ‘암참 차이나’ 1개만 있어야 한다는 당국의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규정은 2017년에 만들어졌고 이후 4년 동안 적용되지 않았다. 당국이 갑자기 과거 규정을 꺼내든 데다 암참 측에 불과 48시간 전 폐쇄 통보를 했다는 점에서 미중 갈등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중국은 자국 내 서방 비영리단체가 미국의 주장을 퍼뜨리는 첨병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청두는 서방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을 때 단골로 등장하는 신장위구르 및 티베트와 가까운 대도시여서 청두의 미 비영리단체를 눈엣가시로 여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 다른 미 비영리단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