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샛별 내일은 왕별’ 남자 핸드볼 김진영.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최근 강원 태백에서 열린 2021 대학핸드볼 통합리그전에서도 명장면을 연출했다. 12일 강원대와의 4강전에서 경기종료 2분여 전, 빠르게 상대 코트로 달려가며 6m 라인에서 뛰어 올라 상대 골키퍼를 지나치며 슛을 성공시켰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자유투 라인에서 날아올라 덩크슛을 하는 모습이 떠올리게 했다. 그 직전에는 ‘스텝’만으로 수비수를 멀찍이 따돌리며 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키 184cm, 몸무게 80kg로 핸드볼 선수치고 호리호리한 체구를 가진 그는 평소에도 가벼운 몸놀림으로 ‘날아다닌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오늘은 샛별 내일은 왕별’ 남자 핸드볼 김진영.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하는 이유는 윤경신 두산 감독(48), 최현호(45) 이후 명맥이 끊긴 남자선수 유럽파 계보를 잇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 “한 번 태어났으니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는 그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대표팀이 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해 다른 팀의 경기를 TV로 지켜봐야 했던 게 가슴 아팠다. 큰 무대에서 부딪히며 성장해 한국의 올림픽 진출을 이끌고 그곳에서 한국이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해 왔다. 국제경기에서 선전해야 어린 친구들이 핸드볼 공을 잡고, 핸드볼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게 김진영의 생각이다.
어린 선수답지 않은 당찬 생각을 갖고 있는 김진영은 ‘핸드볼 2세’기도 하다. 대학시절까지 선수생활을 한 아버지 김중기 씨(53)의 권유로 초등학교 3학년 겨울 핸드볼을 시작했다.
“아버지가 (강원) 속초로 여행가자고 해서 갔는데, 때마침 (핸드볼 팀이 있는) 진천 상산초 핸드볼 팀이 전지훈련을 하고 있었어요. 아버지와 친구였던 당시 코치님과 이미 얘기가 된 상황이었던 거예요. 그래도 공을 갖고 하는 종목이라 금세 재미를 느꼈어요.”
‘오늘은 샛별 내일은 왕별’ 남자 핸드볼 김진영.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롤 모델’을 정의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롤 모델이 없다는 그는 “한 선수의 전체를 롤 모델 삼기보다 특정 선수의 특정 기술을 배우려고 하는 편이다. (박)광순이 형(하남시청)의 슛 기술, (이)요셉이 형(인천도시공사)의 스텝 기술 이런 식이다. 여러 훌륭한 선배들의 장점을 모두 내 거로 만들어 (동명이인이 많은) ‘김진영’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핸드볼 선수’가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의 독보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