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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엄벌로 민주·정의 세워야” 법원 앞 침묵 시위

입력 | 2021-08-09 13:36:00

5·18단체 "방어권 과도 보장 안 돼…원칙대로 공정·신속한 판결을"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두환(90)씨가 항소심 법정에 출석했다.

광주시민사회는 재판이 열리는 광주지법 앞에서 침묵 시위를 벌이며 엄벌을 촉구했다.

5·18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9일 오후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는 법리에 따라 전두환에게 엄정하고 신속하게 법의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전씨가 여전히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회고록 관련 민사재판에는 출석하지 않고, 형사 피고인으로서 출석 의무가 있는 형사재판에도 단 3번 출석했다. 항소심 재판에는 아예 출석하지 않았다가 불이익을 예고한 재판부 경고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 전씨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보장해서는 안 된다. 전씨 측이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된 재판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재판부는 일반 국민과 동일한 기준으로 전씨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국민과 광주시민들은 물론, 아직도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지 못한 희생자와 가족들이 재판을 주시하고 있다”며 “미얀마·태국·홍콩 등 민주 사회를 원하는 세계인들도 지켜보고 있다. 민주주의와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체들은 학살 주범 전씨를 규탄하고 사법부 결단을 촉구하는 손팻말·현수막을 이용해 침묵 시위를 벌였다. 손팻말·현수막에는 ‘12살 전재수가 보고 있다’, ‘29만원 할아버지, 누가 거짓말쟁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학살자’, ‘전두환 “이거 왜 이래”’ 등의 문구가 담겼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고자 시위 참여 인원은 49명을 넘기지 않았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재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한 항소심 3번째 공판을 열었다.

전씨는 지난 5월 10일 항소심 재판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출석했다.

형사재판 피고인은 자신의 재판에 출석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전씨는 항소해놓고도 2차례 진행된 항소심 공판기일(2차례 연기)에 출석하지 않았다. 1심 19차례 공판 중 3차례 출석(2차례 인정신문, 1차례 선고)한 것을 포함하면, 이번이 4번째다.

한편,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 ‘5·18 당시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써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