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동 중인 미군 헬기. 2021.8.2/뉴스1 © News1
9일 소식통에 따르면 군은 내부적으로 오는 16~26일 기간 올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21-2-CCPT)을 실시하는 방안을 각급 부대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시나리오는 기존과 같이 1부 ‘방어’와 2부 ‘반격’으로 나뉘며, 모두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 진행된다.
다만 작전사령부급 부대의 경우 이번 훈련에서 증원 인력을 운용하지 않고, 사단급 이하 부대도 참가 수준을 최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과 우리 군 모두 이번 훈련에서 증원 인력을 운용하지 않을 경우 그 규모는 기존 전·후반기 훈련보다 축소될 수밖에 없다.
정부 안팎에선 일단 델타 변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훈련 축소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일각에선 북한의 대남총책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의 최근 ‘한미훈련 중단’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번 훈련 축소 또한 ‘북한 눈치보기’란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55만명에 이르는 우리 군 장병 가운데 90% 이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상황이란 이유로 “훈련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다면 군의 우선 접종에 의미가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소식통은 “야외 실기동훈련(FTX)이 없는 CPX에서도 각급 부대 간 지휘통신체계는 실전에 준해 가동하는 게 기본”며 “그러나 이번엔 이마저도 축소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이번 한미훈련까지 축소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임기 내’(2022년 5월까지)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작년 9월18일 청와대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2020.9.18/뉴스1 © News1
그러나 3단계 평가 중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를 제외한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과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작년 전반기 훈련 취소와 이후 2차례 훈련의 축소 운영 때문에 아직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상태다.
이에 우리 군은 지난 2차례 한미훈련에선 FOC 평가를 위한 ‘예행연습’만 실시했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후반기 훈련 규모가 전반기 수준 이하로 축소된다면 이번엔 우리 군의 FOC 평가 예행연습마저도 불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도 “지휘소 훈련조차 정상적으로 시행하지 못하면 FOC 검증·평가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애초에 IOC 검증도 충분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는데, FOC 검증·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군 훈련은 실병과 장비가 기동돼야 하는데 해외 미군 병력이 (한미훈련 때) 전개되지 못한지 벌써 3년이나 됐다”며 “인원이 줄고 훈련을 경험한 이들이 적어지면 전투력 저하에 대한 우려는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