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에세이 ‘쓰는 기분’ 펴낸 박연준 시인 인터뷰
“시는 기분이 전부인 장르거든요. 시를 쓸 때 느껴지는 날개를 펴며 날아오르는 기분, 설사 날개를 버려도 나일 수 있는 그 기분을 함께 느끼고 싶어 책을 썼답니다.”
최근 에세이 ‘쓰는 기분’(현암사)을 펴낸 박연준 시인(41)이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시뿐만 아니라 ‘모월모일’(문학동네) ‘소란’(난다) 등 산문집으로도 사랑받아온 박 시인이 시 쓰기를 주제로 책을 출간했다. 에세이의 외피를 입었지만 우아한 실용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는 그를 26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언제나 새롭고, 그래서 시적인 말을 곧잘 하잖아요. 저는 시를 쓰는 능력은 우리 모두가 갖고 태어나지만 자라면서 거세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광고 로드중
그는 시에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으로 낭독을 권했다. 그는 “시는 언제나 소리가 되고 싶어 하는 장르”라며 “시가 낭독되는 공간에서 ‘언령(言靈)’의 에너지가 느껴질 때가 많다”고 했다. 시집을 고를 때도 펼쳐놓고 소리를 내 읽다 보면 마음에 쏙 드는 시집을 고르기가 쉬워진다고 했다. 그도 여전히 때때로 좋아하는 시를 소리 내 읽으며 어느새 변화된 공간에 심취한다고 한다.
당장 오늘 밤 시 한 편을 쓰고 싶은 사람들은 무엇부터 하면 될까. 그는 무엇보다 시를 만들기 위해 애쓰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문장은 내가 만든 게 아니라 내게 도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적인 문장을 쓰기 위해 애쓰기보다 오히려 몸과 정신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게 시를 쓰는데 필요한 ‘준비 운동’이지요.”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