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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순간은 다시 온다… 핸드볼 류은희의 금빛 꿈

입력 | 2021-07-22 03:00:00

[도쿄올림픽 D―1]국내무대 6차례 우승 이끌던 ‘여제’
9년전 런던 올림픽 출전해 4강 경험
최근 부진한 女핸드볼 부활 예고
올림픽 이후엔 헝가리 무대로 떠나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 한국 여자 핸드볼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76 몬트리올 대회부터 그동안 수집한 메달 수이다. 남녀를 통틀어 가장 많은 메달(6개)을 획득했지만 최근 2차례의 올림픽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23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핸드볼은 다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꿈꾼다.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구슬땀을 흘렸다. 전·후반 60분 동안 상대를 지치지 않고 몰아붙이기 위해 ‘체력’에 중점을 뒀다. 3월 19일부터 진천선수촌에 모인 대표팀은 촌내에서 공기 흡입량 조절이 가능한 특수 마스크를 끼고, 국내에서 평균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강원 태백(해발 902m)을 촌외 훈련지로 낙점해 달리며 폐활량을 길렀다. 또한 청소년 남자 대표팀뿐 아니라 성인인 국군체육부대 선수들과 합숙훈련, 수차례 연습경기를 하며 힘과 체격이 좋은 유럽 선수들을 상대할 해법도 찾았다. ‘우생순’을 재연하겠다는 각오로 21일 선수단은 일본 도쿄에 입성했다.

그 선봉장은 대표팀 주장 류은희(31·사진)다. 2011년 SK 핸드볼리그 출범 이후 10년 동안 소속팀을 6차례나 우승하게 해 핸드볼계에서 ‘여제(The Queen)’로 불린 류은희는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처음 참가했던 2012 런던 올림픽 4강이 그가 거둔 가장 좋은 성적표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어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부터 두 시즌 동안 유럽 주요 리그 중 하나인 프랑스(파리92)에서 활약했다. 2011년 오성옥(당시 오스트리아 히포방크) 이후 8년 만에 ‘유럽파’ 계보를 이어간 것. 프랑스 리그 데뷔 시즌에 이달의 선수(2020년 2월)에 선정될 만큼 출중한 기량을 펼쳤다. 류은희의 큰 무대 경험은 대표팀에도 도움이 된다. 류은희는 “유럽 선수들은 몸싸움이 격렬해 심판들도 이에 관대하다. 휘슬이 불릴 때까지 머릿속에 그리던 플레이를 끝까지 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부산시설공단에 복귀해 팀의 통합우승을 이끈 류은희는 올림픽이 끝나면 더 큰 무대로 향한다. 세계 최강의 핸드볼 리그로 꼽히는 헝가리 리그의 죄리에서 뛰게 됐다. 죄리는 2016∼2017시즌부터 유럽핸드볼연맹 챔피언스리그를 3연속 제패한 명문팀이다. 죄리는 2017년부터 류은희에게 러브콜을 보내다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계약기간 2년, 주전 라이트백 자리도 보장했다. 류은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어려움이 따랐지만 도전을 늦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명예회복을 다짐하는 대표팀에 대한핸드볼협회(회장 최태원)도 통 큰 지원을 약속했다. 금메달 획득 시 ‘1인 1억 원’ 포상금을 내걸었다. 선수 15명에 감독 및 코칭스태프를 포함하면 총액 22억 원 규모다. 21일 일본 도쿄에 입성한 류은희는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서 미끄러졌다. 그런 아픔, 슬픔을 느끼고 싶지 않다. 좋은 경기력으로 마지막 경기까지 남아있겠다”고 말했다.



도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