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GS홈쇼핑 합쳐 매출 10조 KTH와 KT엠하우스 통합한 KT알파 “합병 통해 새로운 사업과 시너지”
유통기업들이 계열사 간 합병을 통해 ‘덩치 키우기’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막대한 투자금을 등에 업은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한 신세계그룹 등 ‘공룡’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GS리테일은 1일 GS홈쇼핑과 합병한 통합 법인이 출범한다고 30일 밝혔다. 합병 후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연간 10조 원으로 국내 주요 상장 유통사 기준 3위권, 영업이익은 약 4000억 원으로 선두 자리를 차지할 만큼 커진다. 시가총액도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약 3조8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존속회사인 GS리테일은 기존 1만5000여 개의 오프라인 근거리 소매점과 전국 60여 곳 40만 m² 규모의 물류센터 인프라에, GS홈쇼핑의 TV홈쇼핑과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간 시너지를 통해 현재 15조5000억 원 수준의 연 취급액을 2025년까지 25조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소매점 인프라를 ‘퀵커머스’(1∼3시간 이내 빠른 배송)의 기반으로 삼고 신선, 가공, 조리식품의 상품 수급 경쟁력을 디지털 커머스와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KT 계열사인 KTH와 KT엠하우스의 합병법인 ‘KT알파’도 같은 날 출범한다. KTH는 TV홈쇼핑과 유사한 T커머스 ‘K쇼핑’으로, KT엠하우스는 모바일 쿠폰, 중고 스니커즈 재판매(리셀) 플랫폼 ‘리플’ 등으로 유통 사업을 벌여왔다. 합병법인 KT알파의 수장을 맡는 정기호 KTH 대표이사는 “최근 디지털 커머스 시장에선 채널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라며 “개별사업자로서 경쟁력보다는 합병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와 더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알파는 K쇼핑의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라방) 중계에 바로 결제 기능 등을 추가하는 등 KTH의 주력 플랫폼인 TV와 KT엠하우스의 사업 영역인 모바일 간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는 카카오도 올해 9월 커머스 분야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를 흡수합병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주 수익기반을 현재의 광고사업에서 이커머스 분야로 확대할 것”이라며 “합병은 이를 위한 초석”이라고 평가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