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간간부 인사] 불법출금 연루 이규원, 부부장으로 ‘靑기획사정’ 수사 변필건 좌천 ‘월성원전’ 수사 책임자는 전보 檢내부 “권력비리 의혹 수사땐 좌천, 친정권 성향은 기소돼도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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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조화와 균형 있게, 공정하게 한 인사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5일 역대 최대 규모의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한 직후 이렇게 평가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주요 권력 비리 의혹을 파헤치면 좌천을, 친정권 성향은 기소가 돼도 승진을 시킨다는 게 공식처럼 됐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 권력 비리 수사팀장 교체 “기소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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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전보됐다. 대전지검 수사팀도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에 대한 기소 의견을 대검에 보고한 바 있다.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한 이동언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도 기소 여부를 결론짓지 못한 채 제주지검 형사1부장으로 발령 났다. 이상직 의원의 횡령 의혹 사건을 담당한 임일수 전주지검 형사3부장은 서울북부지검 형사4부장으로 이동한다.
○ 친정권 성향 검사는 피고인 신분에도 승진
한동훈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울산지검 차장검사로 이동해 주요 수사를 지휘하게 됐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재직 당시 피의자 신분임에도 차장검사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기소된 이후에도 수사 부서를 지휘하는 차장검사직을 지켰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 신분의 검사는 적어도 비수사 부서로 발령을 내거나 직무 배제를 하는 게 관행과 상식에 맞다”면서 “정권 편인 검사는 기소가 돼도 승진을 시켜준다는 노골적인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라인은 박 장관의 참모진으로 대거 채워졌다.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박 장관을 보좌하던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달부터 부임한 데 이어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이 반부패강력부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로 옮긴다. 선거 사건을 지휘하는 3차장검사로 발령 난 진재선 서산지청장은 조국 전 장관 시절 법무부 검찰과장을, 추미애 전 장관 때는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지냈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 과장과 진 지청장은 1990년대 2년 간격으로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을 지냈다. 2차장검사에는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이 내정됐다. 반면 지난번 인사에서 지청장 등 지방으로 좌천된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은 이번 인사에서는 수사권이 없는 고검 검사 등으로 한 번 더 좌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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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