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전서 사파타에 4-3 승리 국내선수 첫 멀티우승도 챙겨
프로당구(PBA)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이 막을 올린 지 3일째 되는 16일 새벽. 강동궁(41·SK렌터카·사진)은 경남 창원 진해에 있는 어머니 꿈을 꿨다.
“꿈에서 어머니를 만난 건 처음이었어요. 미소를 띤 어머니가 잠시 저를 보다 뒤돌아 사라졌죠. 꿈에서 깬 뒤 급하게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더니 ‘아무 문제 없다’고 하셨어요. 어머니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아 불안이 가시지 않았어요.”
흉조 같았던 그 꿈이 길조임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국 남자 당구의 ‘간판’ 강동궁이 21일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블루원리조트 PBA 결승에서 스페인 출신의 다비드 사파타(29·블루원리조트)를 4-3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9∼2020시즌 6차 대회(SK렌터카 챔피언십)에 이은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PBA 사상 국내 선수가 멀티 우승을 이룬 건 강동궁이 최초다. 강동궁은 우승 상금 1억 원과 랭킹 포인트 10만 점도 얻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왕중왕전 성격인 PBA 월드챔피언십 우승이다. 그는 “50대 초중반까지 오랫동안 전성기를 누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후에는 후배 양성 등 당구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11월 27일 결혼한다. 예비 신부는 여자프로당구(LPBA) 선수 하지영(31)이다. 강동궁은 “예비 신부가 대회 기간 식사를 챙겨주는 등 내조를 정말 잘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