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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이나 외국인보호소에 장기 구금됐던 외국인 난민 신청자들이 법원에서 “위법 부당한 구금이었다”는 판단을 받더라도 정부로부터 보상받을 수 없는 현행 법제도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리하게 됐다.
난민인권네트워크 등 5곳의 공익법인 및 단체는 16일 난민신청자 2명을 대리해 헌법재판소에 “행정구금을 당한 당사자에 대해 보상 방법, 기준 등을 규정한 법 조항을 만들지 않은 것은 입법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국외로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 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별도의 재판 절차 없이 외국인들을 ‘무기한 구금’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조항에 따라 공항에서 난민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난민 신청자들은 공항 환승구역이나 송환대기실에 장기간 머물게 된다. 국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난민 신청자들은 사실상 교도소와 같은 외국인보호소에 수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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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현재 제도는 공무원이 자의로 사람을 구금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구금되지 말아야 할 사람까지도 위법하게 구금되는 경우가 많다”며 “재판 등을 통해서 구금이 잘못됐다고 밝혀지더라도 누구 한 명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난민 신청자 A 씨는 2016년 4월 입국 후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출입국관리사무소는 A 씨에 대해 “여권을 위조한 사실이 있다”며 외국인보호소에 구금했다.
A 씨는 소송을 내서 이겼지만, 소송 기간을 포함해 483일 간 보호소에 갇혀 있어야 했다. 이후 A 씨의 변호인은 법원에 “위법 구금이란 사실이 확인됐다”며 형사보상금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난민 신청자 B 씨도 입국 후 공항 안의 송환 대기실에서 391일 동안 구금 생활을 했고, 위법한 구금이라는 법원 판결을 받은 뒤에도 보상을 받지 못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