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안철수, 16일 첫 공식 회동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본격적인 합당 논의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에 신경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당명 개정 등 합당 방식을 놓고 양당이 이견을 보이면서 진통이 예상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5일 “양당의 통합은 ‘나라 살리기’를 위한 범야권 대통합의 첫 단이자 시금석”이라며 합당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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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합당 논의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국민의힘의 양보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당 대 당’ 통합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야권의 외연을 중도 또는 합리적 진보로 확장시켜야 ‘더 큰 야권통합’을 실현할 수 있다”며 “양당 간 화학적 결합을 통해 지지층들을 온전하게 하나로 모아야 더 많은 국민께서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도실용’ 노선을 당헌과 정강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야당이 변화와 혁신, 개혁의 주체로 우뚝 서야 한다”며 “정권 교체가 단순히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선택이라는 확신을 국민께 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의 이 같은 합당 원칙은 사실상 당명을 바꾸는 ‘신설 합당’ 방식을 거론한 것으로 합당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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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안 대표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약속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후 처음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이후 ‘이준석 돌풍’에 힘입어 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당명을 다시 바꾸는 것은 곤란하다는 분위기다. 앞서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은 지난해 9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미래통합당’에서 개정됐다.
또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입장에선 신설 합당이 이뤄질 경우 당명 변경뿐만 아니라 공동대표 등 지도부 체제가 변경될 수도 있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안 대표의 입장과 관련해 “처음 듣는 얘기”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전당대회 이전 합당을 논의했던 당시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전달 받은 내용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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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16일 오후 안 대표와 공식 회동한다. 이날 회동은 이 대표의 취임 인사를 겸한 상견례 자리이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맞물려 미뤄졌던 양당의 통합 논의가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12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카페에서 회동한 바 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