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코로나전담1호 박애병원 6개월 794명 치료, 600명 완치 퇴원… “어떤 환자도 거절한 적 없어” 의료진 “회복 소식 들은 환자, 어깨춤 추고 감사 표해...피로 싹” 전담병원 9곳 지정해제 예정… 박애병원 “끝까지 전담병원 남을 것”
벽면 가득 메운 “감사해요” 국내 1호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 1층에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의 손편지가 붙어 있다. 김병근 원장은 “환자들이 의료진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1층과 엘리베이터 등 병원 곳곳에 손편지와 메모를 남겼다”고 말했다. 박애병원 제공
13일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 정재순 마취과장이 환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완치돼 퇴원한 80대 할머니 이야기를 전하면서다.
정 과장은 4월부터 국내 1호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박애병원 중환자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다. 올봄 군의관에서 전역한 뒤 곧장 이곳 근무에 자원했다. 그가 이곳에 온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20여 명의 환자가 유명을 달리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환자들이 상태가 호전돼 퇴원하거나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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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병원에 입원했던 코로나19 완치자가 간호사들에게 쓴 손편지 일부>
지난해 12월 12일 박애병원이 첫 번째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되고 6개월이 흘렀다. 당시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가는 등 3차 유행이 거세지자 정부는 일반 의료까지 마비될 것을 우려해 거점전담병원을 지정했다. 전체 병상의 3분의 1 이상을 코로나19 환자 전용병상(상급종합은 10% 이상)으로 두게 한 것이다. 민간병원인 박애병원이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12월 15일 기존 입원환자를 모두 인근 병원으로 옮겼고, 크리스마스이브였던 24일부터는 코로나19 환자만 받았다.
김병근 원장은 “모든 게 함께한 의료진들의 헌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기존 의료진뿐 아니라 정 과장처럼 전국 곳곳에서 함께 일하겠다고 자원한 의료진이 많았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신지훈 교수는 본인의 휴가와 안식월을 헌납하고 박애병원에서 환자들 콧줄을 끼고 정맥주사를 놓는 ‘허드렛일’을 자청했다. 13일에도 근무하던 신 교수는 “휴가 중에 보람된 일을 하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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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병원은 끝까지 전담병원의 소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정부에 밝혔다. 김 원장은 “마지막까지 누군가 남아야 한다면 우리가 남을 것”이라며 “끝까지 환자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