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우려 속에 CDC의 발표 과정에 정치적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그는 NBC와의 인터뷰에서는 “모두에게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허가를 준 것이 아니다”며 “이것은 과학에 근거해 각자의 위험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날 하루에만 4개 언론사와 연쇄 인터뷰를 갖고 CDC 결정의 투명성과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우리는 여전히 하루 150만 명에서 200만 명의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며 “매일 더 많은 사람들이 접종을 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을 안 한 사람이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자율시행제도’가 잘 시행될지는 당신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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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이 발표로 문제가 되는 다른 현안을 덮으려 했던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최근 송유관 해킹으로 인한 동부 지역의 주유 대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잇달아 제기되는 시점에 마스크 지침 완화 결정을 전격 내놓음으로써 비판의 시선을 돌리려 했다는 주장이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이런 커뮤니케이션 잡음이 되레 CDC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CDC에 수차례 외압을 행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현재는 백악관이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기 때문에 CDC의 결정을 미리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크리스 미거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CDC는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롭게 과학과 데이터에 근거해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