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어디로 향하는가/사토 마사루 등 지음·송태욱 옮김/528쪽·2만2000원·열린책들
이 책은 일본 외교관 출신의 유명 작가(사토 마사루)와 법학전공 교수(가타야마 모리히데)가 헤이세이 30년의 정치, 사회, 문화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대담집이다. 두 저자 모두 우파 성향 지식인인데도 자민당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끈다. 예컨대 이들은 아베 신조 총리의 안보·경제 정책에 합리성이 결여됐음을 지적하며 “실증성과 객관성을 무시하고 자신이 바라는 대로 세계를 이해하는 반지성주의자”라고 질타했다.
저자들은 일본이 겪은 재앙들이 중국 및 북한에 대한 위협 인식, 버블경제 붕괴와 더불어 “상당히 지루하게 질질 끌며 계속될 ‘만성적 위기’”라고 진단한다. 문제는 큰 사고를 당한 이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는 것처럼 일본의 경우 대중의 공포가 극우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교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북한과 일본이 실상 미국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서로 통한다는 지적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한국전쟁 휴전 이후 북한의 정체성은 미제로부터 국가 방위였다”며 “일본도 미국으로부터 버려지면 곤란하다는 측면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쏴주면 미일 안보가 중요하다고 호소하기가 쉬워진다”고 털어놓았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