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다솜씨, 말기환자에 폐·간·신장 등 기증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진 후 뇌사상태 빠져 "부모 슬픔 속에서 숭고한 이타정신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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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진 후 뇌사판정을 받은 20대 여성이 폐, 간, 좌우 신장 등 장기를 기증해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고(故) 정다솜(29)씨는 친척집을 방문한 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머니의 차를 타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뇌출혈로 의식을 찾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딸이 다시 건강해지길 기도하던 부모는 의료진으로부터 소생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생명을 살리기로 결정했다. 수년 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했던 부모는 인하대병원에서 말기 환자 4명에게 폐·간·좌우 신장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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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는 “다솜이의 심장이 누군가의 몸 속에서라도 살아서 뛸 수 있길 바랐지만, 뇌출혈로 집중치료 중 심장쇼크가 와서 결국 심장은 기증하지 못하고 다른 장기만 했다”면서 “장기를 받으신 분들이 그저 건강하게 잘 사시길 기도한다”며 울먹였다.
외동딸인 정씨는 부모에게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대견한 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말썽 한 번 피운 적이 없고, 집안 사정이 어렵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마련했다.
대학 졸업 후 LG유플러스에서 근무하던 정씨는 전공인 영문학을 살려 영어학원을 차리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나섰다. 정씨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1년 과정의 영어교육전문가과정을 마친 후 귀국해 인천에서 영어학원을 열었다. 하지만 문을 연지 6개월 만에 쓰러졌다.
정씨의 장기기증을 도운 김경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는 “(정씨는)마치 내 여동생 같은 느낌이었다“며 ”슬프지만 의연하게 대처하시는 부모님을 뵈면서 평소 얼마나 딸에게 많은 사랑을 주셨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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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