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5조3448억 원으로 2.8%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판매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제품 판매 가격이 30.6% 상승했기 때문이다. 전 분기 매출과 비교하면 24.9% 늘어난 수치다.
사업부문별로는 핵심사업인 정유와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정유부문은 매출액 3조7974억 원, 영업이익 34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석유화학부문은 매출 1조211억 원, 영업이익 983억 원이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 상승폭(24.2%)을 넘어선 영업이익 성장률(39.7%)을 기록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활기유부문 매출은 5263억 원, 영업이익은 1889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35.9%에 달했다. 전체 매출액 비중이 9.8%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30% 비중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실적에서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 45%가 비정유부문(석유화학, 윤활기유)에서 창출된 것이라고 에쓰오일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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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에쓰오일은 작년 4분기 정유사 중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것이 신규 석유화학 복합시설인 ‘RUC(잔사유 고도화시설)/ODC(올레핀 하류시설)’ 가동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 말 상업운전을 시작한 RUC/ODC는 초창기 운전 과정에서 파악한 개선점과 운영 경험을 반영해 작년 3분기 대규모 정기보수를 완료한 이후 줄곧 최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에쓰오일 측은 “RUC/ODC 운영이 안정화되면서 ‘석유에서 화학으로’ 혁신 전환에 성과를 내고 있고 수익 구조도 변했다”며 “신규 설비의 높은 원가 경쟁력과 운영 효율성, 제품 고부가가치화 등을 바탕으로 기록적인 수익을 실현한 만큼 다음 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운영 측면에서는 신규 고도화시설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주요 생산설비가 작년 정기보수를 마쳐 올해는 가동 중단 없이 안정적인 공장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의 경우 석유화학 주력 제품인 산화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 등 올레핀 품목들이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소비 진작 정책과 자동차, 가전, 포장재 섹터 등을 중심으로 하는 탄탄한 수요 회복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고급 윤활기유 제품 역시 자동차 판매 급증 등으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했지만 글로벌 정유사 가동률이 여전히 과거보다 높지 않아 공급 물량 회복은 부진해 시장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에쓰오일 측은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RUC/ODC 프로젝트를 잇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샤힌(Shaheen·매)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2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프로젝트에 대한 경제성 검토가 진행 중이며 향후 이사회 최종 승인 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완공 목표 시기는 오는 2026년이다. 주요 시설은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 톤 규모 에틸렌과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 고부가가치 합성수지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시설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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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