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받을 캠프워커 활주로 700m 미개통 구간 조기 개통 위해 도로명에 ‘블랑코路’ 지정 검토
대구 남구에 있는 3차 순환도로 미개통 구간. 지난해 동편 활주로 반환에 이어 완전 개통을 위한 필수 조건인 서편 활주로 반환 성사 여부가 관심이다. 대구 남구 제공
대구 남구 대명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 씨(34)는 자가용을 이용한 출퇴근길이 매번 고역이다. 박 씨가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지랑역 인근인 집에서 수성구 황금동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려면 남구 대명로와 봉덕로, 이천로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이들 도로가 대구 도심의 여러 도로 가운데 정체가 가장 심하다는 것. 박 씨는 “특히 이천로는 왕복 4차로 도로 폭이 좁아 차량 통행이 많으면 접촉 사고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출퇴근 피로로 인해 업무 집중도가 떨어져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도로의 상습 정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대구 3차 순환도로를 완전히 개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주한미군 캠프워커가 있어 일부 구간을 수년째 개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남구는 숙원 사업인 3차 순환도로 개통을 위해 묘안을 내놨다. 주한미군 협조로 이 도로를 완전 개통하면 ‘블랑코로(路)’라는 명예도로명을 붙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주한미군 대구기지사령관인 에드워드 J 블랑코 사령관의 이름에서 따왔다. 5년간 지정 후에 미군이나 주민 등의 요청이 있으면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남구가 명예도로 방안까지 내놓은 것은 3차 순환도로의 완전 개통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25.2km 가운데 남구 중동교∼앞산네거리 1.38km가 개통하지 못했다. 주한미군 캠프워커가 이곳 동·서편 활주로를 반환하지 않으면 공사를 할 수 없다.
우선 대구시와 주한미군이 지난해 12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특별합동위원회를 통해 1.38km 가운데 동편 활주로 700m를 즉시 반환키로 했다. 이 구간은 연말 공사를 시작한다. 문제는 나머지 서편 활주로 680m 구간이다. 대구시는 올해 7월 주한미군과 반환 합의 각서를 작성할 계획이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구시민은 심각한 교통 불편을 겪고 있다. 우회도로인 남구 대명로와 봉덕로, 이천로 일대는 출퇴근 시간대에 거의 마비 상태다. 동편 활주로 구간이 개통하면 봉덕로와 이천로 교통량이 다소 분산되겠지만 대명로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교통 정체를 빚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현재 남구에는 10여 개 구역에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4개 구역이 서편 활주로 일대인 대명5동에 몰려 있다. 2023년 모든 사업이 마무리되면 주변 교통 혼잡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