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2021년 4월 전국연합학력평가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1.4.14/뉴스1 © News1
15일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에 따르면 일반고 14곳, 자사고 2곳 등 서울 지역 16개 고등학교 3학년 4451명의 3월 학평 성적(가채점)을 분석한 결과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4.99%로 집계됐다. 전국 1874개 학교에서 34만6950명이 3월 학평에 응시한 만큼 실제 결과와 이번 분석 결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3월 학평은 수능 개편에 따라 국어·수학에도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를 도입했다. 수학의 경우 선택과목이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 등 3개로 나뉘는데 이과생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문과생은 ‘확률과통계’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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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기하 선택 수험생의 등급 내 분포 비율은 2등급 83.4%, 3등급 80.0%, 4등급 62.3% 등으로 상위 등급을 휩쓴 것으로 집계됐다. 5등급을 받은 학생 가운데 54.1%가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문과생 열세가 뚜렷했다.
기존 수능에서는 수험생들이 수학 가형(이과)과 수학 나형(문과)으로 나뉘어 응시하고 등급과 표준점수도 따로 산출됐지만 올해부터 통합형 수능이 시행됨에 따라 이과생이 수학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게 된 상황이다.
특히 미적분에서 원점수 기준 84점을 받은 수험생은 1등급과 130점의 표준점수를 받은 반면 확률과통계에서는 89점을 받아도 2등급에 머무르고 표준점수도 129점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의 서울시교육청 주관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표본 조사 결과.(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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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표준점수 격차로도 이어져 원점수 만점을 기준으로 언어와매체는 134점으로 나타나 화법과작문(132점)보다 2점 높았다.
학교 현장에서는 통합형 수능 시행에 따라 수학 성적이 대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된 만큼 문과생 고전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문과생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백상민 경북 문명고등학교 교사(전국진학지도협의회 사무국 간사)는 “문과생들이 수학영역에서 이과생들에게 문자 그대로 등급을 깔아주게 된 상황이라 수시에서도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나올 것”이라며 “기존 수능 기준으로 1등급을 받던 문과생도 얼마든지 2~3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지환 서울 배재고등학교 교사는 “정시의 경우 여러 보정 수식을 활용해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차이를 최소화하는 장치가 있지만 수시는 등급으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문과생으로서는 국어·영어·탐구 등 나머지 영역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얻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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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이날 3월 학평 성적표를 통지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수학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7점으로 나타났다. 1등급 내 표준점수 최저점은 139점으로 무려 18점이나 차이가 났다.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2점으로 나타났다. 1등급 내 표준점수 최저점은 131점으로 11점의 격차가 발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