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초안 발표 '영업연장 가능'에…자영업자 대체로 화색 "목구멍이 포도청인 현실에 눈물 날 정도" 방역의식 해이, 시민혼란 우려도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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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업종에 따라 영업시간 연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자영업자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초안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영업장의 자가진단 키트 활용을 전제로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이 시행된다면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영업시간 연장이 가능해지는 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방역체계에 완전히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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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최원봉 사무총장은 “지금 목구멍이 포도청인 현실인데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아주는 것을 대단하게 환영한다”며 “아직 시행된 건 아니어도 눈물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국가가 재난기금이라고 몇 푼 주는데 유흥의 경우 종사자들이 많아 실효성이 없다”며 “정부가 밤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가혹하게 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끝내고 유흥업소에 오는 시간이 밤 8시~10시 사이인데, 지금 10시까지 (제한)해 놓으니까 문 여는 의미가 없다”며 “영업시간 연장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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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사이에서도 업종별 영업시간 다양화에 동의하는 의견이 나왔다.
박모(26)씨는 “이미 영업시간 제한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밤 10시부터 개천이나 공원에 음식을 포장해 술먹고 노는 사람들이 천지이고, 5인 이상 모인 팀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유모(30)씨는 “업종별로 (영업제한 시간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업장에 따라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선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된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지금으로선 영업제한 완화보다는 손실보상을 해주는 게 더 현실적일 것 같은데 답답하다”며 “여론만 자극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 우려 속에서 자칫 방역 의식만 해이해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전모(31)씨는 “영업시간을 차별화한 거리두기는 지난해부터 논의했던 사안인데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며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 이상이 나오고 있는데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지난해 말처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이 넘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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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 10일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등에 ‘유흥시설·식당 등 형태별 분류 및 맞춤형 방역수칙 의견 제출 요청’ 공문을 보냈다.
시가 제안한 내용은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는 오후 5시∼밤 12시 ▲홀덤펍·주점은 오후 4∼11시 ▲식당·카페는 기존대로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형 거리두기와 관련해 “이번 주말까지 매뉴얼을 마련해 다음 주 시행 방법과 시기 등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