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10초 이상 숨 멈추는 질환… 1시간 내 5번 넘게 무호흡시 진단 좁아진 목구멍 넓혀주는 ‘양압기’… 건보적용으로 저렴하게 대여 가능 치료율 100% 달하지만 번거롭고… 흉부통증-구강건조 등 부작용도
병원에서 양압기 처방을 받은 환자는 업체에서 기기를 대여할 수 있다. 다만 환자에 따라서는 사용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일정 기간동안 사용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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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멈추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가장 흔한 수면장애 중 하나다. 자는 동안 숨이 막혀 ‘커억’거리다가 ‘푸’ 하고 숨을 몰아쉬기도 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국내 성인의 15%, 만 40세 이상 성인 남성 27%, 여성 16.5%가 호소할 정도로 흔하다. 혀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 상기도가 막혀 반복적으로 숨을 쉬지 못하는데 잠잘 때 코골이 습관처럼 나타나기 때문에 스스로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다.
셀프 진단 힘들어… 가족 등에 도움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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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은 잠잘 때 목 안의 기도가 막히면서 생기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숨을 쉬려는 인체 반응 자체가 없어지는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으로 구분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대다수다. 심한 비만이거나 목젖이 심하게 늘어져 있을 때, 편도선과 혀가 커져 공기가 목구멍을 통해 기도로 넘어가기 힘들 때 생긴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낮에 심하게 졸린 증상을 호소하고 집중하지 못한다. 판단력이 떨어져 공격적인 성격으로 바뀌거나 불안감, 우울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질식에 따른 치명적인 합병증 발병 가능성이다. 수면 중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워지고 체내 산소 공급마저 불규칙해져 치매, 심·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사망률까지 올라간다.
수면다원검사 통해 치료 방법 결정
로벤스타인
수면다원검사는 통상 8시간 수면을 취하는 동안 환자의 뇌파, 안구운동, 근육 긴장도, 심전도, 호흡 양상, 혈액 속 산소 농도, 신체 움직임과 이상 행동 등을 측정한다. 수면질환의 원인과 치료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1차 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적정한 환자의 압력을 파악하는 2차 검사로 나뉜다. 둘 다 건보 적용이 된다. 건보 적용 전에는 한 번 검사하는 데 50만∼70만 원이 들었으나 보험 적용(본인 부담 20%) 후 11만∼14만 원 선으로 비용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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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자는 번거로움 감수해야
필립스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은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양압기 착용”이라며 “좁아진 목구멍을 넓혀줘 무호흡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양압기는 수면다원검사에서 무호흡·저호흡지수(AHI)가 성인 기준으로 15 이상 또는 AHI가 5 이상이며 산소포화도 85% 미만, 불면증, 낮 졸음, 인지기능 감소 등을 동반할 때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얼굴에 마스크처럼 착용해서 막힌 기도에 일정한 압력의 바람을 지속적으로 넣어줘 호흡을 원활하게 해주는 의료기기다. 양압기 대여료와 소모품인 마스크(1년에 1개)에 건보 급여가 되며 본인 부담은 20%다. 양압기를 빌리는 데 월 1만5000∼2만5000원, 마스크는 1만9000원이면 된다.
다만 환자에 따라서 양압기 사용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최초 90일 동안 일정 기준 이상 사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에 양압기 치료율은 100%에 달하지만 매일 마스크를 쓰고 자야 하는 번거로움과 양압기 압력이 자신에게 맞지 않아 잠자며 무의식중 벗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흉부 통증, 구강 건조, 안구건조증 등 부작용으로 장기 사용률이 절반에 그치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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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맞는 제품 선택해야
레즈메드
양압기 마스크는 사용자가 구매해야 하는 소모품이다. 마스크 쿠션이 코 아래에 위치하는 나잘, 코 안에 착용하는 필로, 코와 입을 덮는 풀페이스 등 세 가지 타입이 있다. 마스크는 타사 기기와 호환이 가능하다. 다만 치료에 필수적인 공기압 등 주요 기능은 양압기와 마스크가 서로 다른 회사여도 문제가 없지만 자동화 기능은 인식하지 못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기 소독도 중요해졌다. 로벤스타인 양압기를 수입하는 마동수 엘엠티코리아 대표는 “회수된 양압기는 다른 환자에게 다시 대여할 수 있다”며 “교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꼼꼼한 소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마 대표는 “양압기에 박테리아 필터를 사용했다면 재대여 시 교체하면 되고 사용하지 않았다면 인증된 곳에 보내 위생기준에 맞게 소독을 해야 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내부를 모두 분해해 완벽하게 소독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급여 적용으로 양압기 대여 건수가 많아지면서 무분별한 양압기 처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수면 치료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의사의 전문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