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우세 예상 KB 2연패 원인은 삼성생명, 압박수비로 지치게 하고,백코트 느린 약점 이용해 속공작전
정규리그에서 개인 타이틀 7관왕에 오른 KB스타즈 박지수(사진)가 삼성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시리즈가 아닌 오히려 삼성생명이 박지수의 약점을 역이용하는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박지수는 1차전에서 23득점 9리바운드를, 1차 연장까지 간 2차전에서는 20득점 16리바운드를 올렸다. 단순히 기록만 놓고 보면 정규리그의 활약(평균 22.3득점 15.2리바운드)과 비슷하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득점을 꼭 해줘야 할 때 적극적인 골밑 공격을 피했고, 실점을 하지 말아야 할 때 수비 가담이 제대로 안 됐다.
삼성생명은 공수에서 집요한 몸싸움으로 박지수의 체력을 소진시켰고, 박지수가 체력이 떨어질 때 나오는 습관과 성향을 공략했다. 1차전에서 삼성생명의 김한별, 배혜윤의 거친 1 대 1 수비에 고전했던 박지수는 2차전에서 골밑으로 들어가는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외곽에서 맴돌았다. 정규리그에서도 우리은행이 베테랑 김정은과 김소니아를 박지수에게 붙여 같은 효과를 봤는데 삼성생명도 이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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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은 공격에서도 백코트가 느린 박지수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수비 리바운드를 잡으면 박지수가 하프 코트를 넘어오기 전에 숫자 우위를 살려 빠른 공격을 펼쳤다. 2차전 4쿼터 대추격의 불씨를 댕긴 신이슬의 3점포와 배혜윤의 연속 골밑 득점도 박지수가 늦게 수비에 가담해 외곽에 서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연장전 종료 직전 김한별의 역전 골밑 득점도 체력이 떨어진 박지수의 뒷공간을 정밀하게 노린 임근배 감독의 작품이었다.
11일 청주에서 열리는 3차전도 박지수 부활과 봉쇄의 갈림길에서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