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원 에세이스트
―오정희 ‘돼지꿈’ 중
자신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고달픔을 각오해야 하는 일인 건 맞는 것 같다. 기대치가 높아지면 도달하기도 어렵단 얘기니까. 그만큼 자신의 성에 차지 않는 삶을 살아갈 확률이 높지 않을까.
광고 로드중
‘돼지꿈’은 그런 두 부류의 사람들이 꼭 하나로 버무려진 어떤 사람의 이야기 같다. 인생이 선물 같은 무엇이길 바랐으나 끝내 기대보다 못한 삶을 살며 하나둘 현실을 수긍해가는 사람의 이야기 말이다. 작가는 말한다. 나를 속상하게 하고 포기하게 만드는 그 모든 자잘한 일상들이 주는 힘으로 결국 우리는 삶을 견디고 살아가는 거라고. 그래서 인생은 반전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삶이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사람에겐 그 대단치 않은 일상들이 무엇보다 특별하고 큰 축복이 되어주니까. 오늘도 삶과 밀당을 벌이느라 고단하고 지친 이들에게 오 작가의 이 작은 이야기들은 큰 위안으로 다가갈 것이다.
이석원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