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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검찰, 한수원 전 부사장-본부장 피의자신분 조사… 원전 ‘경제성 조작의혹’ 본격 수사

입력 | 2021-01-05 03:00:00

檢, ‘월성1호기’ 보고체계 재구성
경제성 평가때 수치 인하 경위 추궁
문건 삭제 넘어 靑지시 규명에 초점
정재훈-백운규 등 윗선 곧 조사방침



9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지방검찰청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와 대전지검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2020.11.9/뉴스1 © News1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의 조기 폐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전 부사장 등 핵심 관계자를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월성 1호기 청와대 보고 문건 삭제 의혹 등을 수사해 온 검찰이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상현)는 한수원의 A 전 부사장과 B 당시 본부장을 최근 불러 조사했다. A 전 부사장은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 수치를 회계 법인의 초안보다 낮추도록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 당시 본부장은 한수원 안에 있는 ‘월성 1호기 정부 정책 이행 방안 검토 태스크포스(TF)’를 이끌던 실무 총책임자였다.

검찰은 A 전 부사장을 상대로 2018년 5월 한수원 긴급 임원회의에서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 실제 전기 판매 단가보다 낮은 ‘한수원 전망 단가’를 적용해야 한다”고 의견을 낸 경위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A 전 부사장의 의견대로 회계 법인에 요구했고, 회계 법인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최초 평가했던 1779억여 원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한 224억여 원으로 최종 평가했다.

A 전 부사장 등 한수원 관계자들이 경제성 평가 수치를 낮추는 과정에서 산업부 공무원들과 교감한 사실은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산업부 공무원들은 2018년 5월 한수원 관계자들과 함께 회계법인 담당자를 만나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 ‘한수원 전망 단가’를 사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산업부 공무원들이 2018년 5월 전후로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를 낮추기 위한 방안이 담긴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는 “회계법인 면담 시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떨어질 요인을 적극 설명하겠다. 원전 이용률을 과거 실적이 아닌 객관적 기준으로 검토하도록 협의하겠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한수원 관계자들과 산업부 공무원들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경제성 평가 조작에 나섰는지를 수사할 방침이다.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이었던 문모 국장은 감사원 감사에서 경제성 평가를 낮추는 방안이 담긴 보고서를 청와대에 보고했는지에 대해 “대통령비서실에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산업부 내부 회의 자료였다”고 입장을 바꿨다. 자료 폐기 혐의로 구속 수감된 문 국장은 검찰에서 “구속영장에 적힌 범죄 사실과 관련 없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산업부 내부 문건을 분석해 당시 보고 체계 등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지시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지만 아직 일정을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산업부 김모 서기관이 감사원의 감사를 앞두고 ‘장관님 지시사항 조치계획’ 등 백 전 장관에게 보고했던 문건을 대량 삭제한 사실을 확인한 뒤 자료 삭제 과정에 백 전 장관이 관여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검찰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한 정재훈 한수원 사장도 곧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