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매일 1000명 넘게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확진 후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부천의 요양병원에서는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70, 80대 환자 3명이 치료 병상을 기다리다가 2∼5일 만에 숨졌다. 울산에서는 17일 확진된 90대 환자가 남은 병상이 없어 치료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채 사망했다. 서울에서도 60대 확진자가 사흘간 자택에서 기다리다가 15일 숨졌다. 3차 유행 후 병상을 제때 배정받지 못해 숨진 환자가 최소 6명이다. 의료체계 붕괴가 코앞에 닥친 것이다.
중증 환자용 병상은 전국에 40여 개만 남아 있다. 확진자의 70%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서울 경기 인천에 남아있는 중증용 병상은 지역별로 한두 개밖에 없다. 서울은 자택 대기 중인 확진자가 600명에 육박하고 경기도 250명이 넘는다.
하지만 병상 확보 속도는 더디다. 전체 병상의 90%를 차지하는 민간 병원의 협조 없이는 병상을 늘리기 어렵지만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과 순천향대 부천병원 외에는 나서는 병원이 없다. 정부가 코로나 병상 운영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해줄 것으로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1차 유행 당시 병상을 통째 내주고 115일간 사투를 벌였던 대구동산병원도 ‘코로나 병원’이라는 낙인효과 때문에 환자가 줄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코로나 환자 진료 수가와 보상을 현실화해 민간 병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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