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춤을 추었다’ 레반 아킨 감독 정치적 항변 춤으로 승화시켜 칸 영화제서 15분간 기립박수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왔을까?’란 의문을 가졌고, 답을 찾기 위해 2016년 조지아로 떠났습니다.”
지난달 25일 국내 개봉된 영화는 보수적인 조지아 국립무용단 소속 남성무용수 ‘메라비’(레반 겔바키아니)와 ‘이라클리’(바치 발리시빌리) 간 사랑을 그렸다. 둘은 강하게 끌리지만 주변의 혐오와 편견에 무너진다. 영화는 지난해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초연돼 15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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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려 보이지만 때론 늙어 보이기도 하는, 시시각각 변하는 그의 얼굴에 매료됐어요. 마지막 댄스 장면은 몇몇 스텝을 제외하곤 전부 겔바키아니의 즉흥적인 안무였어요. 그의 팔과 허리는 여성적 움직임과 남성적 움직임을 오가고, 조지아 전통춤도 그의 해석에 따라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오갑니다.”
지난해 11월 트빌리시에서의 영화 상영을 앞두고 정교회의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영화는 단 3일간 상영됐고 상영관에는 경찰이 배치됐다. 티켓 6000장은 10분여 만에 매진됐다.
“아직도 영화에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지만 전 괜찮습니다. 조지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수많은 국가의 젊은이들이 보낸 응원의 메시지가 큰 힘이 됐거든요. 이들이 각 국가의 희망이자 미래입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