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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클루니와 헝가리 정부가 맞붙은 까닭은…

입력 | 2020-11-26 03:00:00

클루니 “극우정부 암울한 미래 재촉”
헝가리 “정치에 대해 뭘 안다고” 발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각종 정책을 줄곧 비판해온 미 배우 조지 클루니(59·사진)와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57)가 이끄는 헝가리 정부가 반난민 정책 등을 두고 거세게 충돌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클루니는 연출과 주연을 맡은 신작 ‘더 미드나이트 스카이’의 개봉을 앞두고 17일 남성 패션잡지 GQ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에 증오와 분노가 들끓고 있다. 오르반 총리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같은 사람들이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1998∼2002년, 2010년부터 현재까지 집권 중인 오르반 총리는 줄곧 난민, 성소수자, 낙태 등을 반대하고 애국주의와 보수주의를 강조한 정책을 펴 왔다. 무슬림을 향한 각종 막말을 일삼고 2015년 전 유럽에 시리아 난민 위기가 불거졌을 때 세르비아와 맞닿은 국경에 레이저 철조망까지 설치해 인권 탄압 비판을 받았다. 특히 그는 헝가리 태생 유대계 미국 부호인 조지 소로스(90)가 모국의 반난민 정책을 비판하며 난민단체를 후원하자 소로스 또한 적대시하고 있다.

클루니의 발언이 알려지자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교장관은 “배우 클루니를 좋아하지만 헝가리의 역사와 정치에 대한 그의 지식은 제한적”이라며 “배우들이 소로스를 위해 정치적 의사를 밝힌다는 점이 불만스럽다”고 주장했다. 멘츠제르 터마시 외교부 대변인 또한 “바보 같은 말”이라고 비난했다.

클루니 역시 24일 성명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 그는 “프로파간다(선전) 기계인 오르반 정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소로스 역시 딱 한 번 만났을 뿐”이라고 맞섰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