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0.11.6/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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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이 6일 돌봄 업무의 지자체 이관 논의 중단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정 내 보육이 어려운 학생들을 보호자 대신 돌보는 돌봄전담사들이 학생을 볼모로 삼아 이익 추구에 나선다는 비판이 거센 한편 지자체가 돌봄교실 운영의 주체가 되면 돌봄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일시적 불편은 감수하겠다는 지지 의견도 나온다.
돌봄전담사들이 이날 집단행동은 ‘경고 파업’ 성격을 띤다며 추후 교육당국과의 협상에서 진척이 없으면 ‘2차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만큼 교육계가 머리를 맞대고 돌봄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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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만 놓고 보면 이날 11시 기준 전체 577개 공립초등학교 가운데 187곳(33.6%)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파업에 참여한 돌봄전담사는 전체 1794명 가운데 429명(23.9%)이다.
이에 따라 학교 돌봄에 일시적인 공백이 생기면서 맞벌이 가정을 비롯해 자녀를 돌봄교실에 보내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파업을 강행한 돌봄전담사들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나오고 있다.
경기 양주 한 초등학교에 1·3학년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A씨(43·여)는 “큰 아이는 등교수업이 없는 날이라 집에 있어야 하고 작은 아이도 점심 먹고 와야 해서 연차를 냈다”며 “대화로 해결할 수 있을 텐데 파업까지 하는 걸 보면 서운하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B씨(40·여)는 “학교에서 수요일(4일)까지만 해도 돌봄교실을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했는데 어제(5일) 다시 돌봄 선생님들이 파업에 참여하게 돼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게 됐다고 말을 바꿨다”며 “갑자기 회사에 연차를 내겠다고 말할 수도 없어 결국 친정 엄마를 불렀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돌봄 파업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담은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갑작스러운 파업 때문에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는 내용부터 근무형태를 전일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돌봄전담사들의 요구가 무리하다는 반응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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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강원·경기·경북·광주·대구·서울·세종·울산·인천·전남·전북·제주 등 지역에서 일제히 ‘파업 대회’를 열고 교육당국에 초등학교 돌봄 교실의 지자체 이관 논의 중단과 돌봄전담사 전일제 전환을 요구한다.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는 약 400명의 돌봄전담사가 집결해 대규모 집회를 진행한다.
단체는 “돌봄전담사들의 간절한 경고를 무시한다면 2차 파업은 더 커질 것”이라며 “성실한 교섭으로 신뢰와 희망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서둘러 아이들 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