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5.6% 늘어 성장률 견인… 코로나 이후 처음 역성장 탈출 기재부 “경제정상화 궤도 진입”, 한은 “2분기가 워낙 낮았기 때문”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56조8635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9%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던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전 분기 기준으로는 2010년 1분기(1∼3월·2.0%)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이다. 성장률 반등에는 수출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2분기(4∼6월) ―16.1%로 뚝 떨어졌던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수요가 회복되면서 3분기 15.6% 늘었다. 1986년 1분기(18.4%)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이다.
정부는 성장률이 반등하자 반색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위기 극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성장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3분기 성장률은 2분기(―2.7%)보다는 그 폭이 줄었지만 ―1.3%로 역성장했다.
성장률 반등을 이끈 수출 회복세에 대해서도 정부와 한은의 시각 차이가 드러났다. 기재부는 “수출이 지난해 수준을 넘어 회복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한은은 운수, 여행 등 서비스 수출은 3분기에도 작년 1분기의 80%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소비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 향후 경기의 위험 요소로 꼽힌다.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다시 마이너스(―0.1%)로 돌아섰다. 1분기 ―6.5%로 사상 최대 규모로 쪼그라들었던 민간소비는 2분기 1.5%로 살아나는 듯 보였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돼 민간소비가 위축되면서 성장률을 0.4∼0.5%포인트 낮췄다고 분석했다.
GDP에 대한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3분기 ―0.3%포인트로 2분기와 같았다. 여기에는 재난지원금 등 이전지출이 포함되지 않는다. 민간소비가 여전히 플러스로 반전되지 못하면서 재정지원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희창 ramblas@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