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후배들 위해” 은퇴 선언 2001년 데뷔, 한팀서만 18시즌 11년 연속 3할에 2008년 홈런왕 통산 안타-타점 3위 등 금자탑
한화는 21일 “김태균이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기로 했다. 구단은 최고 예우로 김태균의 은퇴식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균은 22일 KIA와의 대전 안방경기를 앞두고 은퇴 기자회견을 연다. 그의 등번호 ‘52번’의 영구 결번 여부는 내년 시즌 도중 열릴 은퇴식을 앞두고 결정한다. 한화에는 송진우(21번·한화 투수코치), 정민철(23번·한화 단장), 장종훈(35번·전 한화 수석코치) 등 3명의 등번호가 영구 결번돼 있다.
김태균은 “우리 이글스에는 미래를 이끌어갈 좋은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그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며 “구단과 팬 여러분 모두 많은 사랑을 주셨는데 그것을 다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우리 팀의 미래를 생각할 때 내가 은퇴를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은퇴 결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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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로도 이름을 날렸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홈런 11타점으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이듬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한국 금메달에 기여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정상에 한 번도 서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지막 시즌이 된 올해는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적잖은 나이에 뚝 떨어진 장타력으로 재계약 협상에서 구단과 난항을 겪다가 1년에 10억 원의 조건으로 사인했다. 당시 김태균은 “실력으로 평가받겠다”며 부활을 다짐했지만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데뷔 후 최저인 타율 0.219(219타수 48안타)에 그쳤다. 8월 왼쪽 팔꿈치 충돌증후군에 따른 염증으로 1군에서 제외된 뒤 재활군에서 훈련했으나 부상 회복은 더뎠다. 결국 8월 15일 삼성전(3타수 무안타 1볼넷)이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됐다.
이달 초 김태균은 은퇴 결심을 굳히고 구단에 의사를 전달했으나 공식 발표까지 보름 이상이 걸렸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 차원에서 팀을 상징하는 선수를 예우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2021시즌 김태균은 한화의 스페셜 어시스턴트를 맡게 됐다. 팀 내 주요 전력 관련 회의와 해외 훈련에 참여하고 정민철 단장을 보좌하는 역할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